SK하이닉스, 10년만에 대규모 분기 적자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2. 1. 1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수요 줄고 가격 내려
4분기 1조7천억원 영업손실
설비 투자 50% 이상 줄이고
제품 출하도 10% 이상 감축
"하반기 고사양 수요 회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까지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를 50% 이상 줄이고 제품 출하량도 10% 이상 줄이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7.8%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 기준 매출은 44조6481억원,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3.5% 감소했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3분기에 240억원 손실을 낸 이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손실의 주요 원인은 재고평가와 일회성 비용이다. SK하이닉스 측은 "3분기 대비 재고가 증가하고 판가도 하락하면서 6000억~7000억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이 생겼다"면서 "1분기 중에 업계의 재고 수준이 정점을 기록하고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낸드 사업과 관련해 키옥시아와 솔리다임 등에서도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영업 외 손실이 2조5230억원에 달하며 실적 부진의 결정타가 됐다.

이 같은 부진은 회사 현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차입금은 17조6000억원에서 23조원으로 1년 만에 30.7%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부진한 실적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에서 결정한 대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 우시 등 주요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인 것을 시작으로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을 전년 대비 감소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1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하고, 낸드는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상반기를 버티고 나면 올해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PC 부문은 게이밍 PC와 고사양 노트북 등 프리미엄 제품 증가로 PC당 D램 채용량이 올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다. 모바일 시장도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정책을 기점으로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면 올해 중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상승 국면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전 임직원에게 지난해 성과급으로 연봉의 41%를 지급하기로 했다. 초과이익분배금(PS)을 연봉의 41% 수준인 기준급 820%로 정하고, 3일 전 구성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오찬종 기자 / 이새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