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한국형 제시카법

심윤희 기자(allegory@mk.co.kr) 입력 2023. 2. 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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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해 15년형을 받은 김근식이 지난해 10월 출소 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추가 혐의가 드러나 김씨가 재구속되고서야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대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한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지난해 10월 출소 후 경기도 화성시 원룸촌에 정착했을 때도 주민들은 "물러가라"고 농성을 벌였다. 2020년 12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경기도 안산에 거처를 마련하자 주민들은 강력히 반대했다. 당시 안산시청에는 "조두순이 오면 안산을 떠나겠다"는 전화가 빗발쳤다. 잔혹한 성범죄자가 '이웃'이 되는 데 대해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법무부가 성범죄자 출소 때마다 반복되는 갈등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고위험 성범죄자의 주거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재범 우려가 큰 성범죄자 출소 시 초·중·고등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등 미성년자 교육시설 반경 500m 이내에 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범행을 반복했거나 13세 미만인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자로 한정하기로 했다. 제시카법은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성폭행 전과자에 의해 살해된 9세 소녀의 이름을 따 제정됐다. 성범죄 전과자가 학교와 공원의 2000피트(약 610m) 내에 살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미국 50개 주 가운데 42개 주에서 시행 중이다.

한국형 제시카법이 시행되면 고위험 성범죄자는 사실상 서울 등 대도시에선 거주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지방으로 범죄자들이 몰리게 되는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도 있어야 할 것이다. 성범죄 재범을 막으려면 무엇보다도 형량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 8세 여야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주취 감경, 심신미약 등을 인정받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흉악범이 형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왔을 때 피해자는 고작 스무 살에 불과했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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