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아과 진료 위기 확산 세브란스도 병상 줄여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2. 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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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9층 입원실 절반
성인 수술환자 수용키로
소청과 전공의 부족 여파 논란
세브란스 "성인 환자 대기 많아
일시적 사용…재조정 가능"

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의료진 부족으로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한 데 이어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인 세브란스병원도 이달부터 어린이 병상 축소 운영에 들어간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9층 40개 병상 중 절반만 소아청소년 환자가 쓰고, 나머지는 성인 환자가 사용하도록 운영 방침을 변경했다. 2018년만 해도 100%가 넘었던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올해 16%로 떨어지는 등 의료진 부족 사태가 수년간 누적되면서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병상 평가회의를 열고 어린이병원 97병동의 운영 방침을 수정했다. 현재 97병동에는 총 40개 병상이 있는데, 이 중 절반을 소아청소년 환자가 아닌 성인 환자를 위해 쓰기로 한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소아청소년 환자는 이달부터 20개 병상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총 4개 병동(37·77·87·97병동)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97병동은 소아외과·소아비뇨의학과·소아정형외과·소아신경외과 전문 공간이다. 주로 외과적 수술을 받은 뒤 통증 조절, 수술 부위 관리 등이 필요한 환자들이 입원한다.

이전에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성인 환자가 입원한 사례가 간간이 있었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이 성인이 된 후 주치의 변경을 원하지 않을 때 계속 진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성인 환자에게 병상의 일정 부분을 할당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세브란스병원은 논의 초반에는 97병동 전체를 성인 환자 진료에 쓰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필수 의료에 대한 사회적 우려 등을 고려해 절반은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해 남겨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현재 수술이 필요한 성인 환자가 너무 밀려 있어 어린이병원의 일부를 한시적으로 쓰기로 한 것"이라며 "소아청소년 환자 대기가 지금보다 길어지면 다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의료진 부족 사태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의 입원 진료 축소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세브란스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11명 모집했지만 3명만 채웠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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