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아과 진료 위기 확산 세브란스도 병상 줄여
성인 수술환자 수용키로
소청과 전공의 부족 여파 논란
세브란스 "성인 환자 대기 많아
일시적 사용…재조정 가능"
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의료진 부족으로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한 데 이어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인 세브란스병원도 이달부터 어린이 병상 축소 운영에 들어간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9층 40개 병상 중 절반만 소아청소년 환자가 쓰고, 나머지는 성인 환자가 사용하도록 운영 방침을 변경했다. 2018년만 해도 100%가 넘었던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올해 16%로 떨어지는 등 의료진 부족 사태가 수년간 누적되면서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병상 평가회의를 열고 어린이병원 97병동의 운영 방침을 수정했다. 현재 97병동에는 총 40개 병상이 있는데, 이 중 절반을 소아청소년 환자가 아닌 성인 환자를 위해 쓰기로 한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소아청소년 환자는 이달부터 20개 병상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총 4개 병동(37·77·87·97병동)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97병동은 소아외과·소아비뇨의학과·소아정형외과·소아신경외과 전문 공간이다. 주로 외과적 수술을 받은 뒤 통증 조절, 수술 부위 관리 등이 필요한 환자들이 입원한다.
이전에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성인 환자가 입원한 사례가 간간이 있었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이 성인이 된 후 주치의 변경을 원하지 않을 때 계속 진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성인 환자에게 병상의 일정 부분을 할당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세브란스병원은 논의 초반에는 97병동 전체를 성인 환자 진료에 쓰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필수 의료에 대한 사회적 우려 등을 고려해 절반은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해 남겨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현재 수술이 필요한 성인 환자가 너무 밀려 있어 어린이병원의 일부를 한시적으로 쓰기로 한 것"이라며 "소아청소년 환자 대기가 지금보다 길어지면 다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의료진 부족 사태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의 입원 진료 축소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세브란스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11명 모집했지만 3명만 채웠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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