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세론에 빨간불, 친윤계 무리수가 확장 막았나

조미덥·이두리 기자 2023. 2. 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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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남진과 찍은 사진 논란도 악재
안철수는 “지지 의원 스무 분 넘는다”
“대통령과 난 손흥민과 해리 케인” 자신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오른쪽) 등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장애인위원회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레이스에서 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김기현 의원의 대세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불출마 후 그 지지 세력들이 안철수 의원에게 옮겨가면서 양자 대결에서 김 의원이 안 의원에게 뒤지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을 대표로 만들기 위한 친윤계의 무리수가 다른 후보 지지층들의 반발을 사 김 의원의 확장성을 제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상승세를 타고 대세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성인 1006명(국민의힘 지지층 4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두 사람 중 안 의원(60.5%)을 김 의원(37.1%)보다 차기 당대표로 크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25일 직후 실시됐다. 이밖에도 1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포함해 최근 언론사가 의뢰한 여러 조사에서 김 의원은 잇따라 안 의원에게 뒤지고 있다. 이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지지층이 김 의원보다는 안 의원에게 많이 옮겨간 것으로 분석됐다.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을 내세워 일찌감치 승기를 굳히려던 김 의원의 계획도 틀어졌다.

이를 두고 친윤계의 무리수가 독이 됐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친윤계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100%와 결선투표 도입 등 선거 규칙을 바꾸고, 초선 의원들까지 앞세워 여론 지지가 높은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이 무리하다고 느낀 두 전 의원 지지층이 김 의원으로 옮겨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비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당원들 평가가 안 좋은데 김 의원이 그들과 손잡을 때부터 예견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이 자신을 지지하는 듯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당사자들이 부인하면서 비판에도 직면했다. 배구 팬들이 모인 디시인사이드 배구갤러리는 지난달 31일 유감 표명과 함께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표현 과정에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의 기세를 대세로 굳히려 하고 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이 선두로 나온 여론조사에 대해 “객관적인 지표라고 본다”며 “수도권에서 총선 승리할 당대표가 누구냐는 의견이 전국적으로 수렴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심을 따라가는 게 당심”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그런 경향은 뚜렷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현역 의원 지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전화를 준다. 공개적으로 표현을 안하는 것”이라며 “(지지 의원이) 스무 분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자신을 “축구로 치면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관계”라고 하면서 김 의원이 윤심(윤 대통령 의중) 후보라는 인식에 대해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아니라 자신이 윤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이미 두번에 걸쳐 김 의원의 유력 경쟁자들을 주저앉힌 친윤계가 안 의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지율 격차가 유지되면 안 의원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 수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위에 언급한 한국갤럽 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은 95% 신뢰수준에 ±4.9%포인트)이다. 응답률은 11.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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