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의 음악적 고뇌, 절절하게 공감"
노년 베토벤 역할로 열연
"40대에 들어서니 맡은 배역이 편해지더라고요. 노년의 베토벤 역을 맡아 그동안 저축해둔 것처럼 앞으로 20년도 잘 쌓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학로에서 마지막 시즌 공연을 소화 중인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배우 테이(사진)는 1일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처음 루드윅의 오디션을 봤을 때엔 30대 중반이었으니 '백퍼센트' 청년이었다"며 "당시만 해도 청년 베토벤을 하고 싶어 지원했는데 노년 역을 맡게 돼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지금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작품은 천재 음악가였던 베토벤의 유아, 청년, 노년 시절 모습을 통해 그의 인간적 고뇌를 그렸다.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테이가 음악가 베토벤에게 느끼는 연결고리도 많다. 그는 "음악에 대한 마음가짐과 음악으로 괴로워하고 극복하는 자세 같은 것은 제 안에 갖고 있는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털어놨다. 어릴 적 부친의 폭력과 학대 속에서 자라나 괴팍한 성정을 갖고 있는 극중 역할에 대해선 "저도 전형적인 경상도 집안 출신이라 아버지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한 건 중학교 때가 처음이었다"며 "그래서 결핍이 있었던 베토벤이 이해되고 나이가 들어 사랑한다는 말을 주위에 표현하려는 노력도 잘 안다"고 귀띔했다.
올겨울에는 공교롭게 베토벤의 일생을 다룬 또 다른 뮤지컬 '베토벤'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천재 작곡가와 불멸의 연인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뮤지컬 '루드윅'과 동시에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다. 테이는 "아직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곡도 넘버로 만들어 도전적이라 생각했다"며 "어떤 음악을 건드려도 대단한 도전이 되게 만드는 베토벤이 굉장한 것 같다"고 감탄을 표했다.
바쁜 스케줄을 자랑하는 그는 연기에 대한 사랑을 벗삼아 자신을 찾아주는 무대는 어디든 뛰어간다고 했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연극 '세상친구'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테이는 "정확히 말하자면 무대를 위해 준비하는 연습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며 "아직도 욕심이 많아 끓어오르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 같이 끓어오르는 동료들을 만나면 자극도 되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많아 늘 재밌다"고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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