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자고 밤새도록 교미”…1년안에 죽는 수컷동물의 정체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2. 1. 1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부 쿠올’ 많은 짝과 교미 위해 먼거리 이동
수면부족에 따른 건강 악화로 떼죽음
교미철만 지나면 떼죽음 당하는 호주 북부 쿠올. [사진출처 = 연합뉴스]
발정기가 지나면 대부분의 수컷은 죽고 암컷만 남는 특이한 생태를 가진 호주의 멸종위기동물 ‘북부 쿠올’ 의 비밀이 풀렸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호주 선샤인코스트대학과 퀸즐랜드대학 연구진이 이날 국제학술지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을 통해 수컷 ‘북부 쿠올’의 단명 원인은 ‘수면부족’으로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주머니고양이에 속하는 북부 쿠올의 수컷은 발정기가 되면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혀 잠을 자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선샤인대 소속 선임강사 크리스토퍼 클레멘테는 “수컷 북부 쿠올은 가능한 많은 짝과 교미를 하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하며 암컷을 찾는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잠을 포기할 정도로 강렬한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북부 쿠올 수컷의 몸에 위치 추적기를 부착한 뒤 42일간의 움직임을 추적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일부 수컷은 하룻밤 새 1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으로 치면 밤새 거의 40km를 걸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북부 쿠올 수컷은 교미철이 지나면 건강 상태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해 1년 안에 죽음을 맞는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반면 서식지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는 암컷은 최장 4년까지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선샤인코스트대 소속 전문가 조슈아 가쉬크는 “장기간의 수면부족과 이와 연관된 증상들은 회복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며 “이것은 교미철 이후 수컷들이 죽음을 맞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 쿠올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위기종’이기도 하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