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당백 우리 군대” 집중 선전…‘군사 행동’ 전운 감도는 2월

박광연 기자 2023. 2. 1. 1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 연합뉴스

북한이 1일 “일당백 우리 군대” “핵 강국으로서 우리 국가의 지위” 등 국방력을 집중 선전하고 나섰다. 이번 달 북한군 창건 75주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1주년 등 주요 기념일을 계기로 열병식 등 대대적인 군사력 과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대북 확장억제 강화 분위기 속에서 도발적 행동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방에 이바지하려는 그 마음이 애국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뜻깊은 이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조국 보위는 어제도 그러했지만 오늘도 우리 시대 공민들의 가장 중대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위대한 백두영장의 슬하에서 일당백의 용사들로 자라난 우리 군대가 조국의 방선을 억척같이 지켜섰기에 내 조국의 하늘에는 단 한점의 불구름도 떠돌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날 ‘제국주의의 침략과 약탈대상은 제 것이 없고 남에게 의존하는 약자들이다’라는 글에선 “제국주의자들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첫째도 둘째도 힘, 국방력이 강해야 한다”고 경제보다 국방 우선 기조를 강조했다. 신문은 “오늘은 핵강국으로서 우리 국가의 지위를 세계에 명백히 각인시켜주었다”며 “자위적 국방력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할 수 없었을 것이며 경제 건설에 대하여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한 달간 내부적으로 올해 경제성장 목표 달성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던 북한이 새해 정치·군사적 행보에 나서려는 징후로 풀이된다. 이번 달엔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6일), 북한군 창건 75주년(8일), 김정일 위원장 생일 81주년(16일) 등 주요 기념일이 연이어 예정돼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을 거론하며 “전쟁 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는 8일 군 창건일을 앞두고 수도 평양에선 대규모 열병식 준비 동향이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플래닛 랩스’가 찍은 지난달 30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순안공항 연결도로에 차량 또는 항공기로 보이는 물체 30여개가 포착됐다며 이를 열병식 준비 정황으로 추정했다. 그밖에 열병식 훈련장 등에서 군중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75군’ ‘2·8’ 형상이 최근 위성사진에 나타나기도 했다.

북한이 도발적 군사 행동을 재개할 수 있는 대외적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전날 한국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미 5세대 전투기 즉 F-22, F-35와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을 전개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것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체제 위협으로 인식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지난해 9월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의 한반도 진입을 빌미로 각종 도발적 행동에 돌입한 바 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지난달 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북한은 ‘초대형 방사포’ 주장) 발사 이후 한 달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올해 핵무력 고도화를 위한 각종 군사적 과업을 공언한 상태다. 남측을 겨냥한 전술핵 다량 생산,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오는 4월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등이 대표적이다. 한반도 정세 악화 책임을 한·미·일에 돌리며 각종 도발적 행동과 핵무력 고도화를 정당화하는 지난해 모습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