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 조각’ 와이드너 얻은 NC, 기다림만큼 기대도 크다

심진용 기자 2023. 2. 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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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할당부터 본격 영입전, 한달 기다림 끝에 성과
포심-슬라이더 파워피처, ‘땅볼형’ 페디와 시너지
NC 새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소속이던 2021년 피츠버그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겨우내 가슴 졸이던 NC팬들의 고민이 해결됐다. 새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를 영입하면서 NC는 마지막 퍼즐조각을 채웠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은 영입이지만 기대가 크다. 현시점 구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 자원 중 최상급이라는 평가다.

NC는 지난해 12월23일 와이드너가 애리조나 구단에서 지명할당(DFA) 된 직후부터 영입을 추진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1일 통화에서 “DFA가 된 그 시점부터 우리의 1순위 타깃은 와이드너였다”고 말했다. 콜린 레이 등 몇몇 이름들이 거론됐지만, 어디까지나 ‘플랜B’의 하나일 뿐 최우선 순위는 와이드너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와이드너 영입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본인의 빅리그 재도전 의사가 강했다. 와이드너는 자신을 원하는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는지 기다려보고 싶다는 뜻을 NC에 전했다. 그러나 기한이 지나도록 그를 찾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와이드너는 지난달 5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비로소 한국행 의사를 굳혔다. 이후로는 NC와 애리조나 구단 간 이적 협상이 이어졌다.

임 단장은 와이드너를 선택한 이유로 “일단 ‘좋은 투수를 찾는다’가 첫번째였고, 앞서 계약한 에릭 페디와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와이드너와 페디는 같은 우완이지만 투구 스타일은 정반대에 가깝다. 페디가 투심을 앞세운 땅볼 양산형 투수라면 와이드너는 포심과 슬라이더 위주의 파워 피처다. 투구이닝이나 환경이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지난시즌 페디의 땅볼 유도 비율은 41.9%, 뜬공 유도 비율이 35.6%다. 와이드너는 반대로 땅볼이 31.7%, 뜬공이 48.3%다. 페디가 투심(40.3%)과 커터(27.4%) 위주의 피칭을 한 반면, 와이드너는 포심(68.4%) 한 구질 비율만 70%에 육박했다.

페디와 와이드너가 외국인 원투펀치로 안착한다면 NC는 좌완 구창모까지 더해 각기 스타일이 다른 투수 3명을 상위 선발로 활용할 수 있다. 3연전 상대 입장에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조합이다.

NC 새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NC다이노스 제공



와이드너는 메이저리그 통산 3년 동안 107.2이닝을 던져 삼진 109개를 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닝당 삼진 1개 이상을 잡을 만큼 구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모든 플라이볼 피처가 그렇듯 피홈런을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올시즌 숙제가 될 수 있다. 창원NC파크는 특히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 가운데 하나다.

NC는 와이드너의 약점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 시즌 공인구 교체 이후 리그 트렌드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10개 구단이 때린 홈런은 모두 1085개. 최근 3년간 최저치다. ‘탱탱볼 논란’의 정점을 찍었던 2018시즌 1756홈런에 비하면 60% 수준이다. 임 단장은 통화에서 “공인구 교체 이후 KBO 리그가 더이상 과거 같은 타고투저가 아니기 때문에 플라이볼 투수들도 활약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와이드너 뿐 아니라 새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의 경우도 이같은 공인구 교체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홈런이 줄면서 그만큼 외야 인플레이 상황이 늘었고, 기존 외국인타자 닉 마티니보다 마틴이 수비에서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NC는 와이드너의 기량 뿐 아니라 확실한 동기부여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와이드너는 아직 젊은 투수다.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의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아직은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가 NC의 에이스로 수년간 기량을 입증한다면 언젠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이미 에릭 테임즈, 드류 루친스키와 같은 NC산 ‘역수출’ 사례가 있다. 와이드너가 그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선수나 팀이나 모두에게 ‘윈윈’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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