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라" "잘못없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초장부터 험로

오문영 기자 2023. 2. 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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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이 초장부터 험로에 빠졌다.

사측이 노조가 교섭 중 언급된 대외비 자료를 외부에 유출한 점을 지적하며 보이콧(불참)을 선언하면서다.

사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노조 홈페이지 공개로) 사내외 온라인 게시판까지 임금교섭 내용 및 회사 대외비 정보가 그대로 유출됐다"며 "노사 간의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기 전까지 정상적인 교섭 진행이 어려울 수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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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2월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노조 조정 중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이 초장부터 험로에 빠졌다. 사측이 노조가 교섭 중 언급된 대외비 자료를 외부에 유출한 점을 지적하며 보이콧(불참)을 선언하면서다. 노조는 자료 공유에 문제가 없었다며 사측의 행동이 불합리하다고 맞서고 있다. 임금협상 재개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예정돼 있던 삼성전자 노사 6차 임금교섭이 사측 불참으로 열리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가 교섭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점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기 전까지 교섭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은 노조가 지난 26일 5차 임금교섭에서 공유된 샐러리캡(직급별 연봉 상한) 현황을 노조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샐러리캡 현황이 회사 대외비에 해당해 공개하지 않기로 사전에 합의했지만, 노조가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사측은 노조가 자체 작성한 회의록을 별다른 동의 없이 공개한 점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노조 홈페이지 공개로) 사내외 온라인 게시판까지 임금교섭 내용 및 회사 대외비 정보가 그대로 유출됐다"며 "노사 간의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기 전까지 정상적인 교섭 진행이 어려울 수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의 행동이 노사 간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삼성전자사무직노조·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전국삼성전자노조)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사측에 보낸 답신에서 "교섭 내용에 대해 공개를 못 하게 하는 것은 블라인드 교섭을 자처하는 것"이라며 "조합을 지배개입하는 행태"라 말했다.

공동교섭단은 이어 "기존에 대외비 내용을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샐러리캡 관련 자료 공유 시 대외비 언급이 없었다"라며 "샐러리캡은 직원들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내용으로 이것이 왜 직원들이 알면 안 되는 대외비인지 답변을 요구한다"라고 적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임금협상 타결 시점이 3월을 훌쩍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통상 매년 2월 말~3월 초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고 인상분을 3월 월급날부터 지급해왔다. '맏형' 격인 삼성전자의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협상 역시 줄줄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금인상률을 둔 입장차도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아직 양측이 인상안을 제출하지도 못한 상황"이라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에도 8월이 돼서야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 내용의 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가 컸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파업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총 10개월간 본교섭 11회, 실무교섭 20회를 진행한 끝에 합의 도출에 성공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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