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 결코 핵보유국 지위 못 얻어" 한목소리

김태훈 2023. 2. 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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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

한국의 중견 외교관이 유엔 회의장에서 한·미·일 3국 정부를 대표해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답변권을 행사한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달 26일 열린 군축회의 당시 "한·미·일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한 핵무기 증강을 지속하겠다"고 한 북한 대표의 발언에 응답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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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에서 3국 '철저 공조'
윤성미 차석대사가 미·일까지 대표해 발언
"핵·미사일 프로그램 완전 폐기만이 살 길"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

한국의 중견 외교관이 유엔 회의장에서 한·미·일 3국 정부를 대표해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현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에 동의한다며 공조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3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가 북한 핵개발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윤성미 주(駐)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3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한국을 대표해 참석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해 답변권을 행사한다”는 말로 포문을 연 윤 차석대사는 북한에 핵개발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답변권을 행사한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달 26일 열린 군축회의 당시 “한·미·일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한 핵무기 증강을 지속하겠다”고 한 북한 대표의 발언에 응답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윤 차석대사는 “북한은 지난해에만 8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7차 핵실험을 할 준비도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적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하고 노골적으로 어긴 것”이라며 “한반도와 주변의 평화·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오늘날 북한의 최대 목표는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공인을 받는 것이다. 현행 핵확산금지조약(NPT)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5개국만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 이들 외에도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나라들 가운데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은 NPT에 가입하지 않았고, 북한의 경우는 NPT를 탈퇴한 뒤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2년 9월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당시 김정은은 “미국의 궁극적 목적은 북한 정권 붕괴”라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윤 차석대사는 북한을 겨냥해 “국제사회는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데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는 것이 안보와 번영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타일렀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 명분으로 ‘한·미·일의 위협’을 든 것이 터무니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차석대사는 “(북한이 위협이라고 하는) 한·미·일 훈련은 국제법에 따라 수행되는 방어적 조치”라며 “누가 누구를 위협하고 있는지는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북한이 먼저 핵과 미사일로 위협을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한·미·일 3국이 방어에 나선 것이지, 한·미·일이 북한을 위협하는 게 결코 아님을 강조한 셈이다.

위협을 하기는커녕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면 과감하고 선제적인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이른바 ‘담대한 구상’이 현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이다. 이날 윤 차석대사가 한·미·일 3국을 대표해 답변에 나선 것도 지난해 3국 외교장관 회의 당시 미·일 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뜻을 같이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일종의 후속조치다.

1994년 외무고시 28회로 외교부에 입부한 윤 차석대사는 유엔 대표부 공사참사관, 유엔과장 등을 지내 유엔 전문가로 꼽힌다. 제네바 대표부 부임 전에는 외교부 의전기획관을 지냈는데 여성 외교관이 이 자리를 맡은 것은 윤 차석대사가 처음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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