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득 되는 운동법 vs 독 되는 운동법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근육량이 줄어들고,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보다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꾸준히 하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중년 이후에는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운동법, 그리고 내 몸에 맞는 운동법을 숙지해둬야 한다.
득(得) 되는 운동법
1. 걷기 운동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체중 조절은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스트레스 해소, 수명 증가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중년 이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심장협회(AHA)에 따르면 하루 21분간 걷기 운동을 하면 심장질환 및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은 걷는 방식을 바꾸면 더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노르딕 스틱과 함께 걷는 ‘노르딕 워킹’은 무릎 관절이 약한 중장년층, 노년층이 하면 좋다. 보행 시 안정성을 확보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관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 에너지 소모량을 높이고 싶다면 ‘파워워킹’d을 추천한다. 단, 중장년층, 노년층의 경우 근골격계 문제가 없고, 균형감각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 한해 파워워킹을 하는 것이 좋다.
2. 바른 자세로 하는 ‘근력 운동’
유산소와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은 대개 30대 이후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80대 정도가 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근육이 줄어들면 낙상, 골절 위험은 물론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적게 먹어도 살이 찌기 쉬운 몸으로 바뀐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 단백질을 챙겨 먹고,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다면 근력 운동이 특히 중요하다. 근육량을 늘리면 커진 근육에 더 많은 양의 혈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할 수 있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 또한 혈압 조절, 특히 혈압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게 하는 데 도움된다.
근력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가장 가벼운 무게로 설정하고, 이후 근력 향상에 맞춰 서서히 운동 강도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가벼운 무게로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력 운동 시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데, 잘못된 자세는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3. 균형 운동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만큼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놓치는 운동이 있다. 바로 ‘균형 운동’이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신체의 반사 속도가 느려져 몸의 균형 능력이 떨어진다. 문제는 균형 감각이 퇴화하면 낙상의 위험이 커진다는 것. 낙상은 단순 타박상, 찰과상은 물론 노년층에서 사망 위험이 높은 고관절 골절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균형 운동을 꾸준히 하면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한 발로 서서 10초 이상 버티기 힘들다면 적극적인 균형 운동이 필요하다. 영국 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서 50세 이후 한 발로 10초 이상 서 있지 못하면 향후 10년 이내에 사망할 위험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균형 운동을 할 때는 작은 강도부터 높은 강도로 서서히 높여가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벽을 잡거나 안정적인 물체를 지지하면서 운동하고, 이후 균형 감각이 늘면 서서히 손을 떼는 식이다. 균형 운동 방법으로는 △뒤로 걷기 △발끝으로 걷기 △발뒤꿈치로 걷기 등이 있다.
독(毒) 되는 운동법
1. 준비 운동 없이 시작하는 운동
모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준비 운동'이 필수다. 준비 운동은 신체의 가동범위를 넓혀 근육 및 관절의 부상을 방지하고, 이를 통해 운동 시 안정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심장에 혈액을 적절하게 공급해주면서 관상동맥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운동과 관련된 심장 문제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운동 기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며, 피로의 부산물인 젖산의 초기 생성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서는 유연성이 저하되어 있거나 퇴행성 관절염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준비 운동이 더욱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준비 운동 시간은 약 10분 정도가 적당하며 강도는 주 운동보다 낮은 운동 강도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비 운동법으로는 △관절 돌리기 △가볍게 걷기 △스트레칭 등이 있다.
2. 과한 운동
너무 '과한' 운동은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리한 운동은 부상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질환을 유발∙악화할 수 있어서다. 무리한 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는 대표적으로 횡문근융해증이 있다. 횡문근융해증이란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으로 근육이 괴사 하여 세포 안에 있는 근육 성분이 혈액으로 녹아드는 질환이다. 소변 색이 적갈색이나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며,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급성신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중년 이후에는 노화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 골다공증, 추간판 탈출증 등의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이들 질환이 있는 경우 운동을 과하게 하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추간판 탈출증 환자는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과도하게 신전시키는 운동, 골다공증 환자는 척추를 과도하게 비틀거나 구부리는 운동 및 강한 충격을 가하는 운동을 주의해야 한다.
3. 추울 때 하는 야외운동
당뇨,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추운 날씨에 야외 운동을 피해야 한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는 혈관이 수축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여 기저질환이 악화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두 질환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따라서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외출이 필요하다면 집을 나서기 전 준비 운동을 하고, 손과 머리의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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