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감독 "안산에도 제2의 이천수-이근호-김정우 보여"[전훈 인터뷰]

이재호 기자 2023. 2. 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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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도자를 하며 한명도 키워내기 힘들다는 국가대표를 수차례 배출하고, '축구 스타' 이천수, 최태욱, 김정우도 키워낸 K리그2(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의 임종헌(56) 감독.

지난시즌, 수석코치로 시작한 그는 7월 조민국 감독이 사임하자 대행으로 3승1무1패 반전을 이뤄내며 정식 감독으로 임명돼 안산의 탈꼴찌를 가능케한 인물이다.

안산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2월14일까지 거의 두 달간 제주 서귀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2023시즌 대비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한국과 만난 임종헌 안산 감독은 "선수들이 2023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원한다. 도와주고 싶다.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게 중요하다"며 "떠난 선수들이 아쉽지만 안산에는 제2의 이천수나 이근호, 김정우, 최태욱 등이 될 수 있는 재능들이 많다. 잘하는걸 더 잘하게 해줘 개인과 팀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하 임종헌 감독과의 인터뷰.

-2023 K리그2 판도는 어떻게 보나

역시 누가 뭐라해도 김천 상무가 가장 세다고 본다. 대전 하나시티즌이 승격하고 강등된 팀들의 전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과 창단팀(천안 시티, 청주FC)도 있어 많이들 '하향 평준화'를 말한다. 바로 이럴 때가 기회다. 안산에게 기회의 장이 될 2023시즌이라고 믿는다.

-올시즌 목표는 역시 플레이오프 진출인가

제가 아니라 선수들이 먼저 그렇게 얘기한다. '무조건 플레이오프 갈 수 있다'고 말이다. 선수들이 그렇게 말하는데 제가 안 도와줄 수 있겠나. 그동안의 지도자 역량을 모두 넣어 선수들의 바람을 이뤄주고 싶다.

-관건은

결국 중요한 건 초반 승부라고 본다. 초반에 확 치고 올라가줘야 선수들도 자신감을 받아 시즌을 잘 보낼 수 있을 거라 본다. 초반부터 꼬이면 안 된다. 아무래도 팀 특성상 선수단 출입이 많고 새로운 선수들이 상당수라 빠르게 하나의 팀이 되는가 가 초반 승부를 가르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시즌 중 부임해 부진하던 팀을 바꿔 놓은 포인트는 뭐라고 보나

제 생각엔 경기에 나갔어야 할 선수들이 나가지 못한 게 있었다. 그래서 송진규, 아스나위, 김경준 등 그전에는 못 뛰던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게 했고 그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분위기가 올라오다 보니 좋은 성적이 가능했다고 본다.

-기존에 뛰지 못하던 선수들을 어떻게 바꿔 놓았나

제 지도 철학은 이 선수가 어떤 부분에 장점이 있는지 빠르게 찾아낸 후 잘하는 걸 더 잘하고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아스나위를 파악해보니 밑에서부터 위로 치고 올라가는 게 좋은 선수다. 반면 위치선정에 아쉬움이 있고 윙포워드로 경기를 하면 치고 올라가는 장점을 마음껏 못 쓴다고 봤다. 그래서 최대한 아스나위가 밀고 올라가면서 할 수 있게 위에 공간을 열어주게 했고 마음껏 치고 올라가게 해줬다. 그러니 선수도 신나서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에 차오르더라.

ⓒ프로축구연맹

-아무래도 팀을 나가서 아쉬운 선수들이 있지 않나

외국인 선수 두아르테나 아스나위는 1년만 더 같이 하면 팀에 있어서도, 그리고 선수 개인에 있어서도 분명 큰 도움이 됐을 것인데 아쉽다. 내보내고 싶어서 내보낸 게 아닌 몸값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드필더 이상민과 송진규 역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줬는데 나가게 됐으니 걱정이다. 결국 대체자들이 해줘야 하는데 걱정이다. 지금은 시즌 시작까지 한달여가 남았기에 대체자로 점찍어둔 선수들이 나간 선수만큼 뚜렷한 건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이다. 그리고 빠르게 팀에 융화되면서 단단해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

-기대하는 이적생은 누구인가

역시 이근호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등을 거치며 기대 받은 대형 공격수지만 부상과 개인적 문제로 인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제가 이근호 영입에 대해 알아볼 때 반대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난 이근호를 믿는다. 분명 가진 게 있는 선수고 K리그1에서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어설픈 외국인 공격수보다 이근호가 더 나을 거다.

-팀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는 누가 있다고 보나

역시 김영남이다. 다른 팀에서 주장도 해보고 K3리그도 다녀오는 등 산전수전을 겪어 많이 단단해 졌다.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 수비까지도 어려운 자리는 김영남이 들어가 맡아줘야 한다. 팀의 척추라인인 공격 이근호, 수비와 미들의 김영남이 잘해준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도 잘 따라올 거라 본다.

-추가 보강은 있을까

선수단 구성은 90%는 완료했다고 본다. 아직 1~2자리 정도는 추가 보강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구단에서 조금만 더 신경써줘서 보강해준다면 작년보다는 분명 나은 올해가 될 거다.

-이 팀만은 넘어야 한다는 다짐이 있을까

냉정하게 창단팀은 전력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지 않나. 창단팀들은 이겨줘야 승점을 쌓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그건 창단팀들이 안산을 바라보는 마음과도 같을 거라 본다. 그리고 지난시즌 충남 아산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아산이 6위였다. 6위였던 아산을 넘어야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5위가 가능하다.

-지난시즌 중도에 부임하다 보니 아무래도 임종헌 축구를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지난시즌 중간에 들어와 급한 불을 끄는데 집중했고 이제야 숨을 돌리며 처음부터 팀을 꾸리고 있다. 이제 제가 가고자 하는 색깔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선수 구성에 맞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2월부터 연습경기를 가지면서 색깔을 우려 내보려 한다.

냉정하게 안산의 스쿼드가 두텁지 않고 기량도 부족할 수 있다. 화려한 축구보다는 실리적이고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그래도 팀에 빠른 선수들이 많기에 속도감 있는 축구를 추구한다. 패스 타이밍은 물론 생각의 속도가 빠른 축구를 원한다. 일대일 돌파도 자신있게 하는 축구를 요구하고 있다. 움츠려들지말고 일대일을 하고 솔로 플레이도 해줘야 한다. 대신 실패했을 때 빠르게 수비 전환을 해줘야 한다. 역동감 있는 축구를 할 생각이다. 자신 없고 주눅 들어 있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바꾸려 많은 노력 중이다.

ⓒ프로축구연맹

-안산이 오랜 시간 K리그2에서 하위권에 있던 관성을 바꿔야 할 텐데?

이번 겨울이적시장 영입을 할 때 K리그1에서 뛰어본 선수들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었던 김진현, 울산 현대에서 뛰었던 김재성,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김범수, 전북에서 뛴 이근호 등을 영입했다. 이런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이 가지고 있던 패배의식이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제가 부임한 후 시즌 막판에는 경기력과 내용 모두에서 발전을 이뤘고 긍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이 분위기에 영입된 K리그1 출신 선수들의 경험이 더해져 지금은 이미 패배의식은 걷혔다고 본다.

-김정우, 임유환 등 제자들을 코치로 쓰고 있는데?

저는 소위 '라떼 세대' 아닌가. 지금의 90년대생이 주축인 선수들과는 경험과 나이 등에서 괴리가 있다. 그 간극을 메꿔 줄게 바로 코치들이다. 코치들이 젊고 선수로써 커리어도 좋은 선수들이 있다 보니 많은 도움을 준다. 확실히 워낙 커리어가 있는 코치들이다 보니 지도할 때 선수들도 확실히 더 집중하고 잘 받아들인다.

김정우 코치의 경우 전술적인 아이디어가 매우 독특하면서 뛰어나다. 임유환은 운동장에서 함께 선수들과 호흡하며 선수단을 장악해준다. 이런 식으로 각자의 역할을 코치들이 잘해주면서 동계훈련 기간동안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코치들이 제 제자였지만 또 이렇게 지도자로 함께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다.

-부평고 시절 이천수, 최태욱 등 최고 유망주들을 발굴해내고 김정우 등도 키워내지 않았나

지금도 마찬가지다. 안산 선수들은 대부분이 젊지만 다른 팀에서 경기를 못 뛰어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제 역할이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발전시키면서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거다. 동계훈련 중에 아쉬운 선수들도 있지만 의외로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그렇게 성장해준다면 분명 2023시즌 안산은 그동안과는 다를거라 본다.

제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이근호도 키워냈다. 지금 우리팀에 있는 어린 이근호도 선배 이근호처럼 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또한 안산에 U-17, U-19 대표팀을 거친 선수들도 있다. 다들 어릴 때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재능있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을 더 크게 키워낼 생각이다. 동계훈련 동안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이 선수가 무엇을 잘하는 선수인지, 그걸 어떻게 더 극대화 시켜줄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지만 또 지도자로써 살아있음을 느낀다.

-팬들에게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축구를 하겠다. 어떤 축구를 하려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안산이 매번 하위권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끊어보려고 동계 때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올해는 안산 와~스타디움을 찾는 관중들이 늘어날 거라 본다. 한번만 보고 끝이 아닌 '다시 보고 싶은 축구'를 만들기 위해 저와 코칭 스태프, 선수들 모두 제주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한번 기대해달라.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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