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장의 정치네컷] `빈곤 포르노` 논란을 `미담`으로 뒤집은 김건희의 저력
◇A컷
'빈곤 포르노' 논란을 '미담'으로 뒤집은 김건희의 저력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심장병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군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11월1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 동행했던 캄보디아 순방길에 로타군을 만난지 2달여만에 일어난 변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지난 31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한국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해 귀국하게 된 로타군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수술 이후 튼튼해진 로타군의 모습을 보면서 무사히 치료를 받고 캄보디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또 몸이 아파 학교를 다녀보지 못한 로타군에게 책가방과 문구류를 선물했고, 심장질환으로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는 로타군의 말에 즉석에서 대통령실에 있던 축구공을 선물했다.
특히 김 여사는 "11월 캄보디아에서 로타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이 기적과 같이 느껴진다"면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난 로타군은 꽃으로 장식한 엽서에 감사의 인사를 적어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김 여사는 로타군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 여사는 동남아 순방 당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인 앙두엉 병원과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다가 로타군이 심장 수술을 받고도 예후가 좋지 않아 집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튿날 정상 배우자 공식 프로그램 참여 계획을 취소하면서까지 로타군의 집을 찾아갔다. 김 여사의 방문 소식이 알려진 뒤 로타 군을 후원하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했고, 로타 군은 지난해 12월 한국으로 이송돼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김 여사의 로타군 방문은 한국에서 '빈곤 포르노'(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모금 등에 이용하는 행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김 여사가 로타군을 안고 찍은 사진이 빈곤 포르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그럼에도 로타군이 수술을 받고 입원한 동안 직접 병문안을 하고 회복된 뒤 용산 대통령실까지 초청해 축하 자리를 만드는 등 꾸준히 로타군을 지원해 결국 '미담'으로 바꿔냈다.
◇B컷
'김연경·남진 인증샷'으로 뭇매맞는 김기현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최근 배구선수 김연경씨, 가수 남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사진과 함께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러자 야권 지지자들이 김연경 선수와 남진씨에게 악플 테러를 했다. 김 의원은 문제가 커지자 지난달 30일 라디오에서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았고 김연경 선수와 남진 가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갔다"며 "(악플을 받은) 입장에서는 사실 좀 억울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며 "인사 나누고 저를 응원한다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또 꽃도 준비해놨다가 선물로 주셔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했다. 이런 김 의원의 해명이 논란을 키웠다. 남진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모르는 사람"이라며 "식사자리에 김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 가량 만나 인사를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김 의원이 주장한 '응원'을 부인했다. 특히 "김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 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이런 일에 휘말려 당혹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여권 내에서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만약에 총선 기간에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남진씨와의 술자리 사진을 올리며 "이 사진이 제가 진짜 좋아하는 남진 형님과 찍은 사진"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김 의원이 일방적으로 페이스북에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본인을 응원한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었다고 했다"며 "아무리 지지율이 급하다지만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홍보는 오히려 당의 위신까지 떨어뜨리고, 향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김 의원을 저격했다.
김미경·김세희·임재섭·한기호·권준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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