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짝퉁 보톡스, 숨막히던 현지 검거 현장

이은지 입력 2023. 2. 1. 14:27 수정 2023. 2. 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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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2월 1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송석민 특허청 산업재산분쟁대응과 서기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생활을 위한 "생활백서", 매주 수요일은 대한민국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중국의 짝퉁 판매는 유명하죠. 중국에 특히 한국 제품 짝퉁이 많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제는 필러나 보톨리눔톡신, 일명 보톡스까지 위조상품이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중국 현지에서 바로 적발하고 단속까지 이끌어낸 훌륭한 분들이 특허청에 계신다는데요. 특허청의 송석민 서기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석민 특허청 산업재산분쟁대응과 서기관(이하 송석민): 안녕하세요.

◇ 이현웅: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송석민: 특허청 산업재산분쟁대응과 송석민 서기관입니다. 수출 기업의 지재권 분야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있는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 운영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번에 중국에서 짝퉁 미용 의약품을 적발했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송석민: 중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으로 둔갑한 중국산 위조상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중국산 짝퉁이 이제 미용 의약품인 필러, 보톨리눔톡신 제품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우리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어 중국 전역에 미용 의약품 위조상품 유통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실태조사 결과를 우리 피해기업과 중국 단속기관에 전달하여 현지 단속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 이현웅: 처음에 어떻게 이런 짝퉁 유통 정황을 포착하시게 된 건가요?

◆ 송석민: 작년 초부터 중국 공안에서 의약품 위조상품을 단속하였는데, 압수된 짝퉁에서 한국산으로 둔갑한 필러, 보톨리눔톡신 제품이 발견되었습니다. 북경에 있는 해외지식재산센터, 즉 IP-DESK가 이러한 정보를 포착하였고, 특허청에 보고하여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실태조사와 적발 과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나요?

◆ 송석민: 먼저, 북경 IP-DESK에서 피해조사 전문회사에 이번 실태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중국 전역의 22개 도시를 방문하여 현장 조사를 실시하였고, 타오바오 등 12개 주요 온라인마켓을 조사한 결과, 위조상품 판매 의심 도매상 6곳과 온라인 판매게시물 26개를 적발하였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우리 피해기업에 정품 감정을 의뢰하였고, 짝퉁으로 의견이 나오자 피해증거를 보강하고 짝퉁 판매자 주소를 특정하여 중국 단속기관에 정보를 제공하였습니다. 이중 중국 광둥성 선전시 단속기관이 우리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위조상품 창고를 압류하여 한국산으로 둔갑한 미용 의약품 3,164점을 압수조치 하였습니다.

◇ 이현웅: 적발과 단속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 송석민: 현지 IP-DESK로부터 적발 과정을 들어보니 인내와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을느꼈습니다. 먼저 위조상품 여부를 알기 위해 짝퉁 의심 제품을 구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조상품 제조공장 또는 창고의 소재지를 알아내기 위해 짝퉁 판매자와 밀고 당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제품 반품을 통해 상대측 주소를 알아내야 하는데, 반품을 잘 안 받아주니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건 영업비밀이라서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통상 중국 단속기관은 아무래도 자국민이다 보니 위조상품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번 단속은 의약품이다 보니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어 신속하게 단속이 이루어져 놀랐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도 의약품 허가 및 상표권 등록 등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4조 원에 달하는 중국의 필러‧보톨리눔톡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현웅: 해외에서 한국 제품 짝퉁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던데, 실태가 어떤지?

◆ 송석민: '21년 OECD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상품 무역규모는 '19년 기준 541조원(4,640억불)입니다. 이 중 77%가 중국에서 적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최근 '17~'19년 적발건수 기준으로 전세계 8위 피해국가입니다. 특허청은 해외 위조상품 유통을 막고자 중국, 아세안 6개국(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등에서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 불법게시물을 차단하고 있으며, 아울러, 해외에서의 우리나라 상표 무단선점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피해기업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런 해외 짝퉁을 잡기 위해서 특허청이 해외에서까지 노력하고 계셨군요. 해외지식재산센터가 어떤 곳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 송석민: 해외지식재산센터는 특허청에서 예산을 지원하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즉 코트라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베트남 등 11개국 17개 IP-DESK가 코트라 해외무역관에 위치하고, 전담인력 40여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요업무는 지재권 분야 현지 상담, 법률 자문, 침해피해 조사, 단속 요청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지식재산센터는 현지 단속 권한은 없으며, 우리기업을 위해 현지 단속기관에 단속을 요청하는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 이현웅: 해외지식재산센터에서 현지 단속으로 연결된 실적 현황은 어떤지?

◆ 송석민: 재작년('21) 중국 온라인쇼핑몰에서의 짝퉁 KF94 마스크 판매링크 2만 건을 차단하여 약 1백만 개의 이상의 미인증 마스크 판매를 예방하였습니다. 작년에는 중국 미용 의약품 단속 외에 베트남에서의 짝퉁 한국산 신선배, 샤인머스캣 등 2만여 개 단속과 화장품 위조상품 3만여 개를 단속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19년경에 이베이에서 훌라후프를 판매하던 우리나라 영세기업인 7명이 미 훌라후프 상표권자로부터 상표침해로 집단 피소를 당했습니다. 훌라후프가 보통명사인 줄 알고 사용하다 상표권 침해로 피소당한 건데요. 합의를 하려고 해도 변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대측 대리인이 만나주지도 않아 미국 IP-DESK 문을 두드렸는데, IP-DESK 소속 변호사가 나서서 원만하게 합의를 이끌어내었습니다.

◇ 이현웅: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짝퉁 문제가 심각한데요. 짝퉁을 사는 건 위법이 아니라고 하던데, 그래도 짝퉁을 소비하면 안 되는 이유는 뭘까요?

◆ 송석민: 위조상품은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켜, 결국 정품 생산자의 판매 및 수익을 감소시킵니다. 따라서, 질 좋은 일자리도 감소하게 하고, 무엇보다 기업의 혁신을 저해합니다. 또한 의약품, 장난감, 자동차 부품 등의 질 낮은 위조상품은 소비자의 건강 및 안전을 위협합니다. 위조상품 근절에 모두 협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현웅: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송석민: 특허청은 올해 중국은 물론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까지 위조상품 유통 실태조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해외에서 증가하는 K-브랜드에 대한 위조상품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만간 'K-브랜드 위조상품 대응 강화방안'을 마련하여 발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특허청은 코트라, 재외공관, 현지 정부와 협력하여 우리 수출기업의 지재권 침해피해 대응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특허청 송석민 서기관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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