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난 강원 가곡, 여백으로 흘러 마음 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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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또 그렇게 바람에 실려오고/함박눈 일기장에 외로움 가득한데/눈가에 맺히는 이슬은 눈물일까(곡 '눈꽃사랑' 중)"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이 강원 예술인들의 협업으로 한 앨범에 모였다.
강원작곡가포럼(예술감독 김현옥 강원대 명예교수)의 열 두번째 신작 가곡 앨범(사진)이 나왔다.
강원작곡가포럼은 2011년 첫 신작 가곡 발표회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앨범을 발표해왔기 때문에 각 작곡가와 성악가들의 가곡 스타일을 눈여겨 보며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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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두번째 앨범에 16곡 수록
문학·음악계 협업 완성도 높여
지역정서 속 가곡 생명력 표현
고 오동일 작곡가 추모 의미도

“사랑은 또 그렇게 바람에 실려오고/함박눈 일기장에 외로움 가득한데/눈가에 맺히는 이슬은 눈물일까(곡 ‘눈꽃사랑’ 중)”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이 강원 예술인들의 협업으로 한 앨범에 모였다. 강원작곡가포럼(예술감독 김현옥 강원대 명예교수)의 열 두번째 신작 가곡 앨범(사진)이 나왔다. ‘강원의 산하, 그 여백과 공간을 따라서’라는 주제 아래 그야말로 강원의 정서가 담긴 가곡들이 한 음반을 채웠다. 외국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우리만의 느낌이 녹아 있다.
과한 기교 없는 담백한 목소리와 피아노 연주는 가곡의 생명력을 전한다. 계절의 변화를 따라 떠난 님을 그리며 아득한 기억 하나를 추억한다. 듣고 있으면, 마침내 겨울이 풀릴 것만 같다.

지난해 별세한 오동일 작곡가의 ‘강이 풀리면’을 타이틀 곡으로 내세워 추모의 의미를 담았다. 고 오동일 작곡가는 1933년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강원대 교수를 지냈다. 춘천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백령작곡연구회를 창립하는 등 지역 음악계에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그의 가곡 ‘강이 풀리면’은 한국인의 애창 가곡으로 꼽힌다.
앨범은 ‘겨울밤’, ‘고독한 외로움’, ‘그림자에게’, ‘기억 하나’, ‘꽃가지 애수’, ‘꽃잎편지’, ‘내가 사는 이유 그대 사는 이유’,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람’, ‘눈꽃사랑’, ‘둥지’, ‘마음의 깊이’, ‘바람파도’, ‘얼음꽃’, ‘영원한 사랑’, ‘진실한 친구’ 등 16곡을 담았다.
강원 음악계와 문학계가 힘 모아 만들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먼저 작곡가로는 김현옥 예술감독을 비롯해 김지은·진주영·안성희·안지영·최영림·최왕국·최다영·이남영·전찬근·김혜선·윤지훈 등이 참여했다. 또 송병숙·김계순·유인순·송원영·김찬순·한남명 등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시인들도 맡아 여럿 참여해 눈길을 끈다.

연주자로는 김세일 테너, 송기창 바리톤, 이이화 소리꾼, 민은홍·윤정빈 소프라노, 강우성·박선희 피아니스트가 참여했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아 한참을 두고두고 들었다. 곡들을 차례대로 듣다보면 옛 기억 속 숨겨져 있던 보물창고를 꺼내는 느낌마저 든다. 시인들과 작곡가, 연주자들의 노력이 그만큼 진실하게 다가온다.
김세일 테너가 부른 ‘꽃가지 애수’는 전반적으로 동양적인 멜로디가 강해 현악사중주나 오케스트라 형태에서의 연주느낌을 상상하게 만든다. 김 테너는 곡 ‘강이 풀리면’ 유려한 선율을 연출하면서도 ‘바람파도’에서는 미성의 담백함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민은홍 소프라노는 ‘겨울밤’·‘눈꽃사랑’ 등에서 가곡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충분히 구현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색채 변화를 선보인다. ‘그림자에게’를 통해 선보이는 뚜렷한 기승전결도 정서의 깊이를 더하고 곡 ‘겨울밤’에서 “길고양이 멈춰버린 매서운 한파/긴 겨울 춘천의 밤은/침묵의 얼음에 갇혀 버렸다”라는 가사를 풍부하게 표현한다. 소리꾼 이이화는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가곡 앨범에 전통 소리를 통한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고독한 외로움’과 ‘영원한 사랑’에서 치닫는 한 서린 음색이 귓가를 자극한다.
강원작곡가포럼은 2011년 첫 신작 가곡 발표회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앨범을 발표해왔기 때문에 각 작곡가와 성악가들의 가곡 스타일을 눈여겨 보며 감상할 수 있다.
김현옥 예술감독은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창작가곡을 만들자는 하나의 마음으로 준비한 앨범”이라며 “이 앨범을 통해 우리 가곡을 지키고 보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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