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한 4월 신형 ICBM 발사' 가능성 주시하는 이유

박응진 기자 2023. 2. 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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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위성 1호기 준비 완료' 예고… 고체연료 엔진 시험 계속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올 4월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적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미 당국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당국은 앞서 북한이 '올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준비를 마치겠다'고 예고한 데다, 최근에도 고체연료 엔진 연소시험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에 비춰 북한 내 관련 시설 동향을 주시하며 정보 수집 및 평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군사정찰위성 개발은 북한이 '국방력 강화' 중점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위성 발사에 사용하는 발사체엔 사실상 ICBM과 같은 기술이 쓰인다.

이와 관련 북한은 작년 2~3월 '화성-17형' ICBM 추진체 등을 이용한 시험발사를 했을 당시에도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발사체에 탑재한 카메라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작년 12월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쐈을 때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중요시험'이었다며 서울·인천 등 우리 수도권 일대 지역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올 4월을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준비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다.

게다가 북한은 작년 12월 MRBM 발사에 앞서 같은 달 15일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ICBM급 추력(140톤포스·tf)의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 연소시험을 진행한 사실을 공개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 29~30일쯤 북한 함경남도 함주군 소재 마군포 로켓엔진시험장에서 엔진 연소시험을 실시한 정황이 상업용 인공위성사진에 포착됐다. 현재 북한은 마군포 시험장과 서해발사장 등 2곳에 고체연료 로켓엔진 연소시험을 위한 수평 시험대를 설치, 운용 중이다.

북한이 그간 개발해온 ICBM이 모두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 주입 등 발사 준비 과정에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는 ICBM 발사 징후가 사전에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ICBM은 연료를 실은 뒤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발사 징후 등을 사전에 포착하기가 어렵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미사일.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 때 수립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도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ICBM 개발이 주요 과업에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르면 2월, 늦어도 올 상반기 중엔 신형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ICBM을 공개하거나 그 시험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신 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앞서 '화성-12·14형' 미사일 개발 당시 2017년 3월 이들 미사일에 탑재할 액체연료 엔진(백두엔진)의 지상시험을 실시한 뒤 같은 해 5월과 7월 최초 시험발사에 나섰다.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북한이 새로 개발한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미사일을 상반기 중 공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신 위원은 현재 북한이 개발 중인 고체연료 ICBM에 대해 △최대 탑재 중량 2톤 전후 △전략급 핵탄두(재진입체) 5~6개(개당 300~400㎏) 탑재를 목표로 하는 '중형 ICBM'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작년 12월 담화에서 '북한의 ICBM 기술 완성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외부 평가에 대해 "그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밝혀 머지않아 '화성-17형' 등 ICBM을 고각(高角·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정상 각도(35~45도)로 발사할 것임을 시사했단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미 당국은 최근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의 확장 공사 움직임 등을 계속 추적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23년 새해 첫날인 1월1일 평양 용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해당하는 '초대형 방사포'(KN_25) 1발을 발사한 이후 한 달간 무력도발을 벌이지 않았다. 북한은 작년 한 해 동안엔 ICBM 8발(개발시험 및 실패사례 포함)을 비롯해 총 30여회에 걸쳐 최소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의 도발을 감행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도 언제든 실시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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