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성남시의료원’] ②전공의 부족·수술 건수 저조 ‘총체적 난국’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성남시의료원이 의료진 부족 등 의료시스템 부재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30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시의료원 2개 과의 전문의 구인공고(연봉 2억5천만~3억5천만원 제시)를 냈지만 응시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인턴과 레지던트가 부족해 전문의가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진행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어서 의사들이 근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할 수 있는 전문의가 있더라도 전공의가 부족하니 타 병원으로 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1개 과에선 연봉 4억2천만원의 의사가 채용됐다. 이는 전국 의사 연평균 소득인 2억3천만원과 시의료원장 연봉인 3억원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이다.
이처럼 의사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술 건수는 타 병원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개원 이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2년2개월 동안 509개 병상의 시의료원이 가장 많이 한 10대 수술 건수는 총 1천198건이다. 반면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765개 병상의 보라매병원이 가장 많이 한 10대 수술 건수는 1년 동안에만 4천867건이다. 기간이 두 배 넘지만 수술 건수는 2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어떤 수술을 했느냐를 따져 보면 문제는 더욱 크게 드러난다. 보라매병원은 암수술인 경요도절제술, 폐절제술과 심장수술 등 중증질환 관련 수술까지 시술한 반면, 시의료원은 단순한 수술인 충수절제술(맹장), 골절 등에 집중됐다.
타 병원과의 진료 실적 비교에도 차이를 보인다. 보통 종합병원은 의사 1명당 하루에 최소 40~50명을 진료하는 데 비해 시의료원은 훨씬 적은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에 적게는 10명도 안 되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도 있었다. 물론 타 병원은 의사들이 진료를 보지 않는 시간에는 수술 등 일정이 빽빽하게 잡혀 있다.
이 때문에 시의료원이 제대로 운영을 하는지, 할 수는 있는 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실제 70대 노인이 암수술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합병증 등의 이유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챙겨야 할 부분이 많은데 전문의가 혼자 모든 것을 맡아 진행할 수 없다. 그래서 의사들이 수술할 수 있어도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시의료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과 비교할 것 없이 시의료원의 환자가 적은 건 사실”이라며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3주기 종합병원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해 올해 8월 수련병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상반기 준비를 마무리해 내년부터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안치호 기자 clgh106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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