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술로 장벽을 넘는다"…해설로 듣고 자막으로 보는 '정이'

윤지원 기자 2023. 2. 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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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난 30일 장애인·비장애인 함께한 '정이' 상영회 진행
오디오 화면 해설 및 자막 적용…"다함께 즐기는 엔터"
지난 30일 넷플릭스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배리어프리 상영회를 진행했다.(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여자가 일어나서는 보병 로봇들을 향해 소총을 쏜 후 잽싸게 몸을 숨긴다. 옆 통로에서 로봇들이 나타나자 여자는 총으로 가격해 로봇들을 쓰러뜨리기도 하고 엎어치기를 해 총을 쏘기도 하며 처치한다.

지난 30일 넷플릭스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배리어프리 상영회를 진행했다. 배리어프리란 고령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도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물리·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것을 뜻한다.

이번 행사는 다 함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상영회 현장에는 시청각장애인을 비롯한 국립서울맹학교, 국립서울농학교 등 특수학교 교사와 비장애인 관객 등이 참석했다.

넷플릭스 측은 현장에 자사의 배리어프리 기능의 사용법과 유용성을 조명하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영화 및 시리즈에 오디오 화면 해설 및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어를 포함한 최대 33개 언어로 이를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SF 장르의 영화에서 완성도 높은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이기 위해 배리어프리 기능이 적용된 콘텐츠를 이중 검수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화려한 특수효과가 더해져 배리어프리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이 필요했다는 전언이다.

화면 해설 검수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권순철씨는 "화면 해설 수요자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뜻깊은 행사로, 이번 배리어프리 상영회를 계기로 더욱 많은 분들이 배리어프리 콘텐츠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검수한 청각장애인 최하늘씨 또한 "'정이'의 배리어프리 기능은 영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섬세한 감정선도 고스란히 전달한다"고 말했다.

영화 상영에 앞서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를 했다. 이들은 각자의 복장과 머리스타일 등을 상세히 묘사하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현장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현주 배우는 수어로 직접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가 시작되자 넷플릭스의 로고가 등장하면서 이를 설명하는 해설이 음성으로 흘러나왔다. SF 장르 영화인 만큼 속도감 있는 전투 장면이 많았는데 화면 해설은 각각의 장면을 빠르고 압축적으로 요약했다.

지난 30일 넷플릭스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배리어프리 상영회를 진행했다.(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와 기획 단계부터 협업하며 행사 운영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지원을 통해 자원봉사자를 배치했다.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정이' 배리어프리 상영회를 시작으로 다양하고 좋은 양질의 콘텐츠들로 배리어프리 상영회가 더욱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2년 만에 극장에 왔다는 20대 중반 청각장애인 A모씨는 "영화를 안 보게 되는 게 유튜브 등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곳에 자막이 잘 없다. 근데 오늘 보고 나니까 너무 재밌어서 내가 이런 취미가 없었던 게 뒷받침되는 기능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A씨는 "넷플릭스에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있어서 다른 OTT보다 넷플릭스를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영회에 참석한 시각장애인 B모씨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처음 화면 해설을 접했는데 화면 해설이 있으니까 확실히 보기가 편했다"며 "처음엔 어떤 내용인지 잘 몰랐는데 화면 해설이 잘 나와서 내용에 잘 몰입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콘텐츠가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넓힌다는 믿음 아래, 장애 유무를 넘어 회원분들이 콘텐츠를 함께 즐기고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배리어프리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전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과 특별함이 모두의 일상이 되도록, 앞으로도 배리어프리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하며 지속해서 발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g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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