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철우 경북지사 "특별지방행정기관 3668→5095개, 지방분권 요원"

류상현 기자 입력 2023. 2. 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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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인 이철우 경북지사가 '확실한 지방시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지사가 외치는 지방시대는 지금까지 지자체가 요구해온 수준보다 훨씬 강력하고 파격적이어서 전국 지방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지사로부터 지방시대 요구 배경과 구상, 추진 전략 등을 들어본다.

-이 전 경북지사들도 정부 특별행정기관의 지방 이양을 요구했으나 전혀 진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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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중앙정부, 지금까지 지방정부를 국정운영의 동반 아닌 지도·감독 대상으로 인식"
"생사 기로 봉화광산 구출에도 도지사는 '제3자'…산업부 소관이라 작업 지지부진"
"유사·중복 기능 수행 특별지방행정기관부터 지방에 이양해야"

[안동=뉴시스]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경북도 제공) 2023.02.01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인 이철우 경북지사가 '확실한 지방시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지사가 외치는 지방시대는 지금까지 지자체가 요구해온 수준보다 훨씬 강력하고 파격적이어서 전국 지방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지사로부터 지방시대 요구 배경과 구상, 추진 전략 등을 들어본다.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지방분권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방시대 개막을 서두르고 있다. 지방분권은 수십 년간 지방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오고 있는 사안이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방선거와 함께 시작된 지방자치가 30여년이 지났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을 임명하는 틀에서 선출하는 방식만 바꾸다 보니 지방자치 발전이 더뎌졌다. 임명제의 틀이 변화하지 못해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를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기보다 지도·감독의 대상인 지방자치단체로 인식한다. 일례로 시도지사를 지방공무원보수규정을 근거 삼아 차관급으로 예우해 부처장관의 하부기관으로 생각한다. 이러다보니 권한을 가진 중앙부처공무원 또한 지방정부를 지도·감독의 대상으로 여겨 지방분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국권이 국민에게 있듯 주권은 주민들에게 있다. 시도민의 권한을 다시 시도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분권이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행정은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가 처리하도록 권한을 돌려받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충족시켜한다는 보충성의 원리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도지사 취임 이후 지방분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계를 느낀 점들을 설명한다면.

"민선7기 때부터 현 재선까지 줄곧 도지사 역할은 중앙부처 실국장 찾아 읍소하는 것이다. 교부금 배정부터 공모사업까지 도지사는 결정권이 없다. 매번 하는 말이지만 도지사에겐 내 집 앞 소나무 한 그루 조차 옮길 권한이 없다.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이 되고 나니 타 시도지사님들도 동일하게 이야기한다. 충북은 관할 면적의 15%가 호수 및 상수원관리 규제 지역이고 울산은 태화강 주변 규제로 인해 남북쪽 연계발전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달 31일 밤 봉화 광산 매몰현장의 시추작업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2.11.01 *재판매 및 DB 금지

얼마 전 봉화광부가 극적으로 구출된 사건에서도 관할 구역이 경북이고 도민이 갱도 내에 갇혔지만 산업부 소관으로 도지사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권한의 문제를 떠나 도민의 생사가 달려있기에 전국의 시추기를 동원하고 재정 부담을 도에서 책임지기로 한 후 성공적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 분권이 제대로 됐다면 당연히 도지사가 행사했을 권한과 책임이 나눠진 기이한 결과가 돼 버렸다"

-현 정부의 지방분권에 대한 관심이 이전 정부보다는 큰 것 같은데 생각은.

"현 정부 출범 전 인수위 때부터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방시대를 선언했다. 역대 인수위 최초로 이를 만들었고 그 결과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란 국정목표가 생겼다. 또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 강화' 등 국정과제도 만들어 강력한 분권과 지역주도를 통한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다만 고(高)분권 고(高)균형발전을 동시 이루기 위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공간적 정의' 구현을 위해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인수위 때부터 지방에 대한 관심과 역점 추진하는 지방시대가 결실을 맺기 위해선 여야의 협치가 강력히 필요한 때이다"

-이 전 경북지사들도 정부 특별행정기관의 지방 이양을 요구했으나 전혀 진전이 없었다. 지사께서는 지난 달 정부의 특별행정기관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청, 지방경찰청, 지방고용노동청 등 3곳의 사무·인력·예산의 지방 일괄 이양을 우선 추진키로 했는데 다른 기관보다 이들부터 추진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행정기관들의 지방 이양은 언제 요구할 것인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남설(2005년 3668개 → 2021년 5095개)은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권한을 지방으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관리하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을 만들어 중앙권한을 쪼개기만 한 것이다.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확대돼 특별지방행정기관과 지방정부는 유사·중복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1일 오전 안동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작업 중 매몰됐다가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박정하 씨 퇴원 기자회견에서 커피믹스를 전달하고 있다. 2022.11.11. lmy@newsis.com

특히 중소벤처기업청, 지방경찰청, 지방고용노동청 사무의 유사·중복이 심해 이관이 되더라도 행정업무 공백과 주민불편이 최소화 할 것으로 판단돼 먼저 시작한 것 뿐이다. 이미 중소벤처기업청과 지방경찰청 사무가 이관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일관성 있는 행정서비스 제공하고 특색 있는 도(道) 시책도 반영해 성공적이란 평가다. 지방정부의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3곳을 시작으로 다른 행정기관 이양도 논의될 것이다"

-지방분권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방분권을 통한 온전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분권개헌이 필수적이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내세워 온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란 모토의 마지막은 분권개헌이었다. 헌법에 분권국가임을 명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를 선언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동등한 관계임을 밝혀야 한다. 이렇게 돼야 자치입법, 자치재정 등을 실현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지방분권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야 한다. 행정부 최고수장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 부처에서 할 수 있는 각 규정들을 과감히 손 봐야 한다. 자치조직권을 위한 시행령과 규정 개정을 빠른 시일 내 실시하고 조건이 붙은 토지개발제한구역 해지도 온전한 상태 그대로 시도로 넘겨줘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pr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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