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메타버스의 시대, 그리고 웹 3

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2023. 2. 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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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코로나는 비대면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이 탄생했고, 비대면 공간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비대면 사회에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 메타버스다. 이미 학교 입학식, 조직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에 메타버스 공간은 빠질 수 없는 곳이 됐다. 민간사업 영역에서도 제페토(ZEPETO), 로블록스(Roblox)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공간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우리 생활에 지배적 영향을 주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을 뛰어넘는 공간이 될 것인가? 많은 궁금증이 메타버스라는 주제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급격히 변하고 있는 미디어 기술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가상공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웹 3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웹 3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관리자의 개입 없이 개인화된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 사용한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웹 3가 새로운 기술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웹 3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참여자들의 지향점, 철학, 가치 같은 것이지 결코 기술이 아니다. 그렇다면 웹 3라는 가치는 왜 지금 시점에서 나타났을까?

인터넷은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발전했다. 개별 음식점의 전화번호를 매번 확인해야 했던 단계를 하나의 배달 앱이 제공하게 했다. 이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일을 단순화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전할수록 이용자 편의 측면은 줄어들고, 빅 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독점하고, 개인정보를 남용하고, 수수료를 마음대로 변경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인터넷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용자들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것이 웹 3다.

웹 3는 현재 인터넷 기업들도 새로운 기술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다. 기업들의 약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을 공정하게 나누겠다고 하면 그것이 웹 3인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기업들의 약속만을 가지고 믿을 수 없으니 조작할 수 없는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하자고 요구한다. 결국 웹 3를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는 기술이 블록체인이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메타버스와 비트코인을 대표로 하는 암호화폐, NFT 등인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는 웹 3시대에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메타버스가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메타버스는 하나의 공간이어야 한다. 현재 제페토,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은 분절돼 있다. 인터넷의 성공은 http라는 하나의 연결망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메타버스도 하나의 공간으로 호환되지 않는다면 확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메타(Meta) 같은 기업은 호환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둘째, 메타버스 공간에 진입하는데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모바일 인터넷 공간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이유는 마우스라는 장애물 없이 피부로 직접 접속하기 때문이다. 기존 인터넷보다 모바일 인터넷의 확장성이 더 큰 결정적 이유다. 그러나 현재 메타버스는 더 큰 기술적 장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 장벽이 최소화돼야 사람들이 자유롭게 유입될 것이다. 물론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제한점이 사라진다면 메타버스 공간으로 유입되는 이용자들은 무한대로 증가할 것이다. 메타버스 공간에 내 몸(아바타)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활동 중인 젊은 세대에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면 현실에서도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미 많은 부분이 가상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을 잘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부해왔지만, 세계 경쟁력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가 지나치게 경직된 기술 개발 장애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가상세계를 대비할 땐 이런 문제점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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