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양극재, 매출 2배는 기본…"올해도 실적 이끈다"
전기차 산업 성장에 판매량 급증…판가 인상 효과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의 지난해 양극재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적극적으로 생산시설 투자를 늘린 결과다. 리튬과 니켈 등 급등한 필수 광물 시세가 판매가격에 반영된 점도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도 지난해를 뛰어넘는 성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에코프로비엠, 매출 5조 훌쩍…사상 최대 실적 달성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매출은 5조3569억원으로 전년(1조4856억원) 대비 260.6% 증가했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필수 4대 소재 중 하나로 용량과 출력을 결정한다.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에코프로비엠 매출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6160억원에서 2020년 8547억원으로 38.7% 늘었다. 이듬해 단숨에 1조원을 넘어서며 73.8%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3배 이상 매출을 키웠다.
양극재 산업은 전기차 성장에 따라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약 670만대에서 지난해 1000만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연산도 2021년 7만7000톤에서 지난해 12만5000톤으로 확대됐다.
필수 광물 시세 상승도 매출에 영향을 줬다. 배터리 소재 업체는 원가를 판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대표 광물인 수산화리튬의 1㎏당 가격은 지난해 1월 264위안에서 12월 474위안으로 급등했다.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도 2021년 6781억원에서 지난해 1조7220억원으로 154% 늘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 3조3019억원 중 52%를 책임지는 주력사업에 올라섰다.
연산은 2020년 4만톤에서 지난해 10만톤으로 확대됐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현지에 세운 양극재 법인 절강포화의 연결편입도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LG화학의 양극재를 포함한 첨단소재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8조원으로 전년 대비 67% 늘었다. 영업이익은 923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1.6%을 달성했다. 양극재 출하량이 전년 대비 50% 늘어난 효과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양극재는 생산 즉시 판매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호황을 이뤘다"며 "배터리사와 장기계약을 맺고 생산량을 모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실적 전망 긍정적…글로벌 경기침체는 변수
증권사들은 올해도 양극재 기업의 호실적을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가 친환경을 앞세운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양극재 시장 규모가 2021년 173억달러에서 2030년 78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9조6180억원으로 내놨다. 삼성SDI와 합작해 세운 에코프로BM의 포항 CAM7이 올해 가동한다. CAM7의 양극재 연간 생산능력 5만4000톤은 고성능 전기차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1분기에 1개 라인을 우선 가동한 후 하반기에 전면 생산에 돌입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와 경기 불황에 따른 전기차 수요 우려가 존재한다"며 "에코프로비엠의 프리미엄 중심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은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을 4조5250억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가동하는 연산 9만톤의 광양 공장과 연내 준공하는 3만톤 포항 양극재 생산시설도 실적 향상 견인차 역할을 맡게 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장기 고객사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GM-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사인 얼티엄셀즈와 계약한 13조7697억원의 물량이 올해 첫 공급을 시작한다. 삼성SDI와 체결한 40조원 규모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도 올해 실적에 힘을 더한다.
한국투자증권의 LG화학 첨단소재 부문 매출 전망치는 9조6620억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코로나19 지속과 주요국의 고금리·고물가로 변수다. 배터리소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가계부채가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 위축으로 올해 기대하는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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