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청와대 개방 열기..."또 올 정도는 아니야"
[앵커]
윤석열 대통령 핵심 공약이었던 청와대 개방이 이뤄진 지도 어느새 9달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몰려든 관람객으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엔 눈에 띄게 한적한 모습입니다.
김철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 74년 역사를 품은 청와대 문이 열렸습니다.
시민 품으로 돌아온 파란 기와집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주형 / 인천 일신동 (지난해 5월) : (화면으로 보던 것보다) 더 크고 더 멋있고, 웅장하고…. 여기 들어올지는 저희가 진짜 상상도 못 했어요.]
개방된 지 9달이 되어 가는 현재 청와대의 모습은 어떨까?
눈이 소복이 쌓인 평일 오후 청와대는 고요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아 긴 줄이 늘어서곤 했던 청와대 본관 앞도 찾는 사람이 줄어 한적했습니다.
청와대 개방 직후에는 다음 달 예약까지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는데요.
현재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면 바로 며칠 뒤 예약까지 쉽게 가능합니다.
실제 개장 직후인 5월과 6월 50만 명을 훌쩍 넘었던 관람객 수는 꾸준히 줄더니 지난해 12월엔 11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청와대를 찾은 사람들은 관람에 만족한다면서도 새로운 볼거리가 없다면 재관람을 망설일 것 같다고 말합니다.
[오정택 / 광주 주월동 : 이미 봤던 거를 또 볼 만큼 다시 오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을 해요. 관저가 아주 궁금했는데 실내가 전혀 공개가 안 돼 있더라고요.]
청와대 내부에 닿을 수 없는 공간이 많은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권지연 / 경북 안동시 : 안쪽까지 걸어 다니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볼 때 정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영빈관이 오늘 개방이 안 돼서 좀 많이 아쉬웠어요.]
청와대 안에서 열리는 전시나 공연에 대한 홍보마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관람객이 준 것에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면서 사전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당일 관람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등 관람 환경 개선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가 해가 거듭된 뒤에도 사랑을 받으려면 그럴 만한 이유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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