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파티 끝났다'…유통 플랫폼 옥석 가리기 시작

백주아 2023. 2.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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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하던 유통 플랫폼 업체가 생사기로에 놓였다.

지난 2020년 설립한 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005930) 사내벤처 C랩(C-lab)으로 시작해 회원수 100만명(지난해 10월 기준)을 보유한 플랫폼 업체로 성장했다.

이 같은 문제는 플랫폼 업체 전반에 걸쳐 있다.

유동성 위기에 플랫폼 업체들을 수수료율 인상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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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플레이, 과도한 마케팅에 부채만 500억 넘어
외부 자본 수혈 끊기며 지속가능성 빨간불
VC업계, 패션·명품 플랫폼 위기 가시화 전망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활발한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하던 유통 플랫폼 업체가 생사기로에 놓였다.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적자에도 외부 자금 수혈을 기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던 기업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투자 혹한기를 버텨내는 모양새다.

보고프레이 웹 페이지. (사진=보고플레이)
보고플레이, 누적 부채 526억원 달해

31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쇼핑 플랫폼 ‘보고’의 운영사 ‘보고플레이‘의 누적 부채(2022년말 기준)는 526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중 입점사에게 지급하지 못한 물품 판매 대금만 336억원(63.9%)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보고플레이의 부채가 무리한 마케팅이 빚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설립한 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005930) 사내벤처 C랩(C-lab)으로 시작해 회원수 100만명(지난해 10월 기준)을 보유한 플랫폼 업체로 성장했다. 초특가 라이브쇼핑으로 결제 금액의 최대 100%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단기간 거래액을 2300억원 수준까지 늘렸지만 매달 프로모션 비용으로 약 170억원을 지출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5월부터 포스코기술투자, IBK기업은행, SK증권, CJ대한통운(000120) 등으로부터 11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았지만 투자금은 마케팅 비용으로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문제는 플랫폼 업체 전반에 걸쳐 있다. 코로나19 이후 넘치는 유동성에 기대 과도한 마케팅으로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한 탓에 투자가 끊기자 급격히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바바패션이 운영하던 1세대 패션 플랫폼 ‘힙합퍼’는 지난해 10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은 협력 업체 대금 지급 지연으로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명품 플랫폼 3사 영업이익 현황.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내실 없는 플랫폼 지속가능성 빨간불

지난해 3분기부터 감소 추세인 벤처투자(VC)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VC업계에서는 온라인 패션·명품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패션플랫폼 에이블리의 지난 2021년 영업적자는 695억원,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의 영업적자는 385억원에 달했다. 머스트잇은 2020년 14억원 흑자에서 지난 2021년 1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발란도 같은 기간 64억원에서 186억원, 트렌비는 102억원에서 330억원의 영업 손실 폭을 키웠다.

유동성 위기에 플랫폼 업체들을 수수료율 인상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을 위해 일정 기간 의도한 적자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투자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지속가능성이 없는 기업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뚜렷한 혁신이나 확실한 수익 모델 없이 거래액만 늘리는 방식은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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