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A이어 헐값 트레이드..보스턴은 왜 반스를 포기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2.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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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보스턴은 반스를 왜 포기했을까.

보스턴 레드삭스는 1월 31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주 40인 로스터에서 이름을 지우고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한 맷 반스를 마이애미로 보내고 좌완 리처드 비버를 영입했다. 트레이드는 공식 발표됐다.

스포츠그리드 크랙 미시에 따르면 보스턴은 반스와 함께 현금 500만 달러도 마이애미로 보냈다. MLB.com에 따르면 2023시즌 반스의 연봉은 약 750만 달러. 보스턴은 반스의 올해 연봉의 약 66%도 보조한 것이다.

반스는 2021시즌 보스턴의 마무리 투수였고 모든 커리어를 보스턴에서 보낸 '윈 팀 맨'이었다. 2011년 보스턴의 드래프트 1라운더(19순위)로 2014년 데뷔한 반스는 잰더 보가츠(SD)가 떠난 뒤 보스턴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뛴 선수가 됐지만 끝내 올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2021시즌 24세이브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9시즌 통산 429경기 431.2이닝, 32승 30패 99홀드 47세이브,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한 반스는 보스턴 불펜의 핵심 멤버였다. 지난시즌 어깨 부상을 겪으며 44경기, 평균자책점 4.31로 조금 부진했지만 2017-2021시즌 5년 동안 28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한 안정적인 투수였다. 보스턴은 반스와 2022시즌에 앞서 2+1년 1,875만 달러가 보장되는 연장계약도 맺었다.

하지만 반스는 끝내 보스턴에게 '버림'을 받았다. 트레이드 이전 이미 보스턴은 애덤 듀발과 계약하며 반스를 DFA했다. 반스와 유니폼을 바꿔입는 비버는 1987년생으로 1990년생 반스보다 3살이 많은 선수. 통산 평균자책점이 3.06으로 반스보다 꽤 낮지만 중간계투 요원으로 대단한 평가를 받는 투수는 아니었다. 보스턴은 그런 비버를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연봉 보조까지 감수하며 반스를 마이애미로 보냈다.

보스턴은 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불펜의 핵심이었던 반스를 '헐값'에 포기했을까. MLB.com에 따르면 지난주 보스턴 체임 블룸 사장은 반스의 DFA에 대해 "어려운 결정이었다. 반스에게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반스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기에 반스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스는 평균 시속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제구가 안정적인 선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지난해 부상을 겪으며 상당한 불안요소를 노출했다. 반스는 2016-2020시즌 5년 동안 9이닝 당 평균 4.5개의 볼넷을 내줬다. 사실상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21년 9이닝 당 볼넷이 3.3개로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4.8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2017-2021시즌 9이닝 당 평균 13.3개였던 탈삼진은 지난해 7.7개로 줄었다.

볼넷이 다소 많더라도 탈삼진이 많으면 단점은 어느정도 상쇄된다. 하지만 볼넷은 많고 탈삼진은 적은 투수라면 구단 입장에서는 당연히 신뢰하기 어렵다. 특히 경기 후반 중요한 역할을 맡아줘야 할 필승조 투수가 탈삼진은 적고 볼넷 허용은 많다면 팀에는 치명적이다.

공의 위력도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반스는 포심과 커브를 거의 1:1 비율로 구사하는 사실상의 투피치 투수다. 평균시속 80마일대 중반으로 빠르면서도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는 반스의 주무기였다. 하지만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반스는 최근 4년 연속 커브 회전 수가 떨어졌다. 지난해 커브의 헛스윙 유도율은 31.9%. 이는 2016년 이후 단축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였다. 2018, 2019, 2021시즌 모두 40% 이상의 커브 헛스윙 유도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급감했다. 구속 역시 하락했다.

반스는 오는 6월 33세가 되는 선수.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기량의 획기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시즌의 부진에는 부상이 상당히 관여했지만 그래도 점차 기량이 떨어질 시기다. 보스턴은 반스가 2021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초 반스보다 3살이 많고 성적도 부족한 라이언 브레이저 대신 반스를 DFA한 것은 연봉 차이(브레이저 2023시즌 연봉 200만 달러)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반스를 포기하고 영입한 비버는 보스턴 입장에서는 필요한 선수였다. 제대로 된 빅리그 경력을 가진 좌완 불펜이 조엘리 로드리게스 한 명 뿐이었던 보스턴은 좌완 불펜이 필요했다. 비버는 안정적인 커리어를 써온 셋업맨. 마무리 투수로 켄리 잰슨이 합류한 보스턴 입장에서 반스보다 훨씬 필요도가 높은 선수였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그친 보스턴은 올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과연 불펜 터줏대감이었던 반스를 포기한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맷 반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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