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3000억이면 가능"…연내 '새 얼굴' 찾기 나선다
#. 전국 300곳가량의 경기장·공연장 등 대중 공간에 5G 28㎓ 핫스팟을 구축하고, 기존 이동통신사(MNO)에서 임대한 전국망을 결합한 '한 단계 진화된' 알뜰폰(MVNO) 기업. 정부가 기대하는 '제4이동통신사'의 밑그림이다. 핫스팟 구축 비용도 3000억원 규모로 부담이 적고, 여러 세제·금융 혜택과 제도적 지원을 총동원해 시장 안착을 돕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5G 28㎓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지국 확충 등 조건에 미달한 KT·LG유플러스에 주파수 할당 취소를 결정했고, 회수한 28㎓ 2개 대역 중 1개 대역(800㎒ 폭)을 신규 사업자에 우선 할당해 최소 3년 이상 단독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1개 대역은 시차를 두고 할당한다. 제4 이통사 진입을 결심하는 사업자에게 상당 기간 경쟁 없는 안정적 환경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가 구상하는 신규사업자의 밑그림도 공개됐다. 과기정통부는 제4 이통사의 모델로 △전국망은 5G 3.5㎓ 또는 LTE망을 기존 이통사에서 도매(MVNO)로 제공받고 △주요 경기장·공연장 등 인구밀집지역 100~300개 곳에 28㎓ 주요 핫스팟을 구축하는 방식을 예시로 소개했다. 알뜰폰과 28㎓ 5G를 결합해 보다 혁신적인 통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통3사의 독과점 형태가 고착화된지 오래지만, 그간 제4 이통사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기대다. 이통3사 독과점 체제였던 과거와 달리 자급제폰 유통 채널이 대폭 확대된 데다 알뜰폰도 1200만 가입자를 모은 만큼,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은 "28㎓ 핫스팟과 결합하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통3사가 LTE나 5G 3.5㎓ 전국망을 구축할 때처럼 수조원대 투자 부담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창림 통신정책관은 "연구기관 분석 결과, 300개가량의 28㎓ 핫스팟 구축을 가정하면 약 3000억원 수준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통 3사의) LTE·5G 투자금액보다는 현격히 적은 액수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소비자 접점이 있는 사업자들, 또는 여러 사업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충분히 (제4이통사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28㎓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 TF를 통해 희망 사업자 의견을 듣고, 2월부터 주파수 할당 연구반을 운영한다. 아울러 2분기 중 주파수 할당 방안을 공고하고 올 4분기 신규사업자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현재 통신 시장은 통신 3사 중심 체계로 굳어져 사업자 간 품질·요금 등 경쟁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자 진입이 우리 통신 시장에서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선보이고, 경쟁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사업자의 문의가 있었다"며 28㎓ 신규사업자 출현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단독은 물론 컨소시엄 형태도 다 열려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과연 눈에 띄는 사업자가 참여할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5G 상용화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28㎓ 대역은 대중화된 서비스 모델이 등장하지 않은 만큼 수천억원의 비용은 여전히 부담이고, 이통3사마저 성장 정체에 빠진 가운데 '제4이통사'라는 타이틀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다방면의 '당근'을 제시한 정부로서는 자본력을 갖춘 빅테크 등의 참여가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28㎓ 대역의 차별화된 5G 서비스 모델을 모색하지 않는 이상 시장 상황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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