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벌 소멸 심각…꿀벌응애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해야

관리자 2023. 2.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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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양봉농가들과 시설원예농가들이 벌 때문에 고민이 깊다.

벌이 눈에 띄게 줄어든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농가와 관계기관 모두 꿀벌응애를 주범으로 꼽는 데 이견이 없다.

꿀벌과 양봉농가 보호를 위해 2020년 시행된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꿀벌응애의 법정 가축전염병 지정이 절실해 보인다.

농가 차원에서 꿀벌응애에 대응하기엔 이미 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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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양봉농가들과 시설원예농가들이 벌 때문에 고민이 깊다. 벌통 안에 벌이 없어서다. 대략 15%의 꿀벌이 사라졌던 지난해 이맘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양봉농가들은 올봄 아카시아(아까시나무)꿀 농사를 망치게 될까봐 벌써부터 울상이고, 가루받이(수분)를 위해 시설하우스 안에 벌통을 들여놔야 하는 수박·참외 농가들도 덩달아 비상이다. 벌이 눈에 띄게 줄어든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농가와 관계기관 모두 꿀벌응애를 주범으로 꼽는 데 이견이 없다.

꿀벌응애는 벌에 붙어 체액을 빨아 먹는 해충이다. 일벌·수벌은 정상적인 발육과 활동을 못해 수명이 줄고 애벌레는 폐사한다. 벌 활동기인 여름과 가을에 응애 관리를 못하면 벌의 세력이 약해져 월동이 힘들고 결국 해당 벌통에서는 벌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응애가 약제에 내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약을 과하게 사용하거나 검증 안된 다른 약을 쓰게 되고 그로 인해 다시 벌의 세력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농가의 관리 책임 또한 없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수십년 경력의 양봉농가들조차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단지 농가 소홀로만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설사 사양관리에 소홀함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동안 약제에 내성이 생겼고 시설원예 등 연관 산업의 피해까지 잇따르고 있기에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 응애로 인한 꿀벌 소멸을 막으려면 좀더 큰 틀의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꿀벌과 양봉농가 보호를 위해 2020년 시행된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꿀벌응애의 법정 가축전염병 지정이 절실해 보인다. 농가 차원에서 꿀벌응애에 대응하기엔 이미 선을 넘었다. 꿀벌의 또 다른 병해충인 부저병과 낭충봉아부패병처럼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해 약제 개발, 방역체계 구축, 가축재해보험을 통한 농가 보상 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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