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겹겹의 우주를 탐험하라”
“책을 읽는다는 건 우주인이 되어 여러 겹의 우주 공간을 탐험하는 일이죠. 우리는 전 세계 출판사와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지지합니다. 전 세계 책을 만나는 특권과 기쁨을 이곳에서 누리시길 바랍니다.”
31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 국제무역센터. 차이잉원 총통의 축사가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제31회 타이베이 국제 도서전이 ‘독서의 다중우주(The Multiverse of Reading)’라는 주제로 막을 올렸다. 5일까지 열리는 타이베이 국제 도서전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도서전. 올해 주빈국은 폴란드다. 한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 33국에서 225개 출판사 및 저작권 에이전시가 참가했다. 2020년엔 코로나 발발로 취소됐고, 2021~2022년엔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올해는 3년 만에 열리는 대면 전시. 이사벨라 우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재단 이사장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 행사라 대단한 에너지가 느껴진다”면서 “올해의 콘셉트가 ‘협업’이니만큼 친구, 가족과 함께 와서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주빈국 폴란드는 국기 빛깔인 빨강과 흰색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폴란드는 1905년 ‘쿠오바디스’를 쓴 헨리크 시엔키에비치로 시작해 현재까지 5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 1996년 수상자인 시인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2018년 수상자인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도 폴란드 출신이다. 한쪽 벽에 이들 다섯 명의 초상화를 그려 폴란드가 문화 강국임을 내세웠다. 다리우츠 야보르스키 폴란드 북인스티튜트 디렉터는 “폴란드는 코페르니쿠스와 쇼팽의 나라인 동시에 문인(文人)들의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폴란드의 문화와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전시는 그림책 강국 폴란드가 특히 신경을 쓴 부분.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요안나 콘세이요 등 여러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쪽엔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다른 한쪽엔 원로 작가들의 그림을 배치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도록 유도했다. 전시장에서 그림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앤디 슈(10)군은 “책 읽기를 좋아해서 엄마와 함께 왔다. 폴란드 말을 몰라 글을 읽을 수는 없지만, 그림만 봐도 재미있다”고 했다.
주최국인 대만에선 출판사뿐 아니라 국립대만도서관, 국립대만문학관 등도 나서 부스를 꾸몄다. 앨리스웡 국립대만도서관 사서는 “일제 점령기인 1914년 설립된 우리 도서관의 역사와 장서를 관람객들에게 알리려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13개 출판사 및 에이전시가 참가했으며, 49개 출판사의 도서 305종이 위탁 전시됐다. 4일엔 소설가 김연수와 손원평이 북토크를 갖고 독자들과 만난다. 타이베이=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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