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축협, 유통 위법... 농협, 직원 성희롱/조합장 선거로 드러나는 무법실태다

경기일보 2023. 2.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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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축협은 200여개교에 고기를 공급한다. 우수축산물 학교 급식으로 인증받고 있다. 안성, 오산, 수원, 남양주, 화성 등의 학생이 소비자다. 경기도 특사경과 경찰이 합동 단속을 벌였다. 시설물 무단 사용, 유통기한 표시 위반 등이 적발됐다. 주목할 것은 유통기한 표시 위반이다. 유통기한이 2022년 6월11일까지인 한우 5.6㎏이 있었다. ‘폐기용’이라고 표시해야 했는데 그냥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공급하려 했을 수 있다. 그렇게 보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냉동해야 할 돼지 등갈비 44박스는 냉장실에 보관되고 있었다. 제품명, 내용량 원재료명, 제조 연월일, 유통기한 표시가 없는 고기도 가공실에서 발견됐다. 가공실에서는 아예 ‘포장 갈이’ 의심 현장도 있었다. 2022년 6월19일까지인 돼지 삼겹살을 해체한 뒤, 원료육과 혼합해 유통기한 2022년 6월25일까지인 제품으로 생산하던 현장이 있다. 안성축협 조합장은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하지만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의 충격이 크다. 제보가 있어 확인하게 됐다.

앞서 인천의 한 지역 농협에서는 성추행 문제가 터졌다. 노래방에서 여직원 2명에게 한 부적절한 언행이다. 여직원의 어깨를 껴안고, 손을 만졌다고 했다. 귀속말로 ‘술 마시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얼핏 별것 아닌 것으로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이런 모든 장면이 동영상에 잡혔다. 그리고 고소장과 함께 경찰에 접수됐다. 빼도 박도 못하게 드러난 조합장의 성추행 현장이다. 언론에까지 제보되면서 그 충격이 일파만파다.

최근 각 조합 또는 조합장들의 비위 보도가 많이 늘었다. 조합의 파행 운영에서 조합장 개인의 비위까지 다양하다. 일반 시민에게는 다소 의아한 상황이다. 조합 또는 조합장 비위가 갑자기 늘어났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다. 3월8일 한날 동시에 치러진다. 전국적인 선거 열기가 뜨겁다. 그 열기에서 불거지는 폭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농협·수협조합장 선거 때도 폭로는 있었다. 특히 현직 조합장의 비위 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묻혔다. 이유는 하나다. 그들만의 선거였다. 그런 분위기가 짬짬이 선거로 이어졌고, 조합내 부패와 제왕적 경영을 가능하게 했다. 이제 그런 문제가 고쳐지는 것이다. 일부 조합장들은 항변한다. ‘선거 때문에 공격 받는다’ ‘말도 안 되는 음해’다. 그렇다면 밝히면 된다. 그 증명을 못 하면 책임져야 하고 조합장에서 떠나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경찰의 결론이다. 조합의 고기 유통 논란, 조합장의 직원 성추행 의혹 등이 전부 경찰에 입건돼 있다.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권위 있는 해석을 경찰이 내려 줘야 하는 상황이다. 3·8 조합장 선거전이 곧 시작된다. 그전에 위법 여부를 판정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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