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포 지지며 “고데기 열 체크”… 더글로리 따라한 SNL, 학폭 희화화 논란

박선민 기자 2023. 1. 3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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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고데기 열 체크' 장면을 패러디한 '더 칼로리'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3’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교 폭력 장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SNL 코리아는 지난 28일 더 글로리를 패러디한 ‘더 칼로리’ 코너를 공개했다. 더 글로리에는 등장인물 박연진(임지연 분)이 고데기 온도를 확인한다며 문동은(송혜교 분)의 신체 일부를 지지는 장면이 나온다. 더 칼로리는 해당 장면을 패러디했으며 박연진과 문동은 역을 각각 배우 주현영과 코미디언 이수지가 맡았다.

더 칼로리 내용은 이렇다. 남학생 두 명이 이수지를 끌고 체육관 안으로 들어오자, 주현영이 “나는 다이어트 중인데, 너는 XX 잘 처먹고 다니네. 안 되겠다. 고데기 열 체크 좀 해볼까”라며 고데기를 꺼내 든다. 이윽고 주현영은 “동은아 잘 봐, 들어간다”라며 쥐포를 고데기로 지진다. 더 글로리에서 그려진 피해자의 신체를 쥐포로 대체해 표현한 것이다. 쥐포가 탈 때마다 이수지는 “지금 먹어야 되는데”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괴로워한다. 주현영과 가해자 일당은 이 모습을 보며 소리 내 웃는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고데기 열 체크' 장면을 패러디한 '더 칼로리'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이 장면이 공개되자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학교 폭력을 희화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희롱하는 것 아니냐. 어디가 웃기고 재미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패러디라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 “왜 하필 고데기 열 체크 장면을 패러디하냐. 비슷한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이 저걸 보고 웃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냐” “실제 피해자가 있는 사건인데 개그 소재로 쓰겠다는 아이디어는 대체 누가 낸 거냐” 등의 반응이 쏟아진 것이다. “개그는 그냥 개그로 보면 된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네티즌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드라마 속 고데기 열 체크 장면은 과거 실제 벌어진 사건이었다는 점이 더 큰 분노를 불렀다. 2006년 5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3명이 동급생 한 명을 20일간 폭행한 사건이었다.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에 집단 구타를 일삼고, 교실에서 고데기를 이용해 팔에 화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 학생은 뉴시스에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며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SNL 코리아 시청자 게시판에도 관련 내용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피해자 피부 대신에 쥐포를 굽고, 울부짖는 피해자 모습이 나오는 장면에서 쓴웃음이 나왔다”며 “아무리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소재라 하더라도, 선정에 있어 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학교 폭력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고, 조롱하는 듯한 영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실제 고데기 사건도 있듯이 누군가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다. 선은 지켰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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