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5천원 탕수육 맛보러 2030 몰린다...어디길래 [인터뷰]
웬만한 특급호텔 코스와 비교해봐도 높은 금액이지만 예약은 언제나 하늘의 별따기다. 매월 1일 예약 오픈일마다 1만통 넘는 전화가 몰린다. 테헤란로와 서울의 도심이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좌석은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게 조선 팰리스 측 설명이다.
특히 2030세대 여성 고객이 많이 찾는다. 고급스러운 프랑스 퀴진이나 아기자기 예쁜 요리가 나오는 일식집, 인증샷에 최적화된 디저트 전문점도 아닌데 왜 젊은 여성이 몰리는 걸까.
왕 주방장은 “중식은 보통 ‘느끼하고 기름지다’, ‘칼로리가 높다’ 등의 인식이 있으나 더 그레이트 홍연은 트렌디한 중식 파인다이닝으로 그 틀을 깼다”면서 “웨스틴 조선 서울의 홍연은 클래식한 느낌에 오래된 단골 고객이 많은 반면 더 그레이트 홍연은 젊은 층이 근사한 36층 뷰를 보면서 즐기는 플렉스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음식점이든 가장 중요한 건 맛이다. 왕 주방장이 꼽은 대표 메뉴는 홍주 탕수육(7만5000원). 소홍주와 간장 양념에 레드와인을 더한 소스가 일반 탕수육의 소스와는 다른 맛을 낸다. ‘5만원대 짜장면’으로 유명한 트러플 소고기 볶음 짜장면(5만7000원)에는 고급 식재료인 트러플과 함께 60g짜리 채끝살이 5점씩 올라간다.
파인다이닝의 매력 중 하나는 플레이팅이다. 왕 주방장은 “중식은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는 공식이 있어 대부분 웍에서 최대한 빨리 옮겨담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더 그레이트 홍연은 ‘음식을 빨리 담되 예쁘게 담자’는 마인드로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티 소믈리에 자격증을 딴 지배인이 직접 블렌딩한 차(tea)를 제공하고, 주류 역시 꼭 중국 술이 아니더라도 메뉴에 맞게 레드와인이나 화이트와인을 추천하면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려 했다.
왕 주방장은 “기존 홍연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게 어려워 치열하게 고민했다”면서 “신선한 식재료를 공수해 그 본연의 맛을 살리고, 단시간에 근사하게 플레이팅한 광동식 중식 파인다이닝이 결국 이곳의 방향성이 됐다”고 설명했다.
왕 주방장은 오전 8시 육수 끓이는 작업을 시작으로 매일 12시간 넘게 영업장에 머무른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요리한다는 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요리는 연애와 비슷하다. 사랑을 얻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다하는 것처럼 요리도 그렇다. 음식 조리와 개발은 힘든 과정이지만 정성껏 대접한 요리가 빈 접시로 돌아올 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더 그레이트 홍연은 아직 ‘별’을 달지 못했다. 사실 미슐랭의 선택을 잘 받지 못하는 건 국내 대다수 고급 중식당의 공통된 고민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미슐랭이 한식보다도 중식에 더 박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왕 주방장은 “언젠가 한 손님이 ‘여기는 원스타인가요, 투스타인가요?’라고 물었다. 아직 미슐랭 레스토랑이 아니라고 했더니 놀라시더라. 미슐랭 선정 여부가 레스토랑의 질을 결정짓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변에서 자꾸 이야기하니 욕심이 생긴다. 올해 목표는 별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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