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도, 전자부품도, 철강도 울었다
LG전자 영업익 전년 동기비 90%↓
삼성전기 68%↓…포스코 46%↓
최대 특수 정유업계, 올해는 암울
자동차·배터리 무난…중국이 변수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낙제 수준까지 떨어진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어닝쇼크’ 상태인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올해 전망도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쳤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0% 줄었는데, 이는 4분기 영업이익이 69.0% 감소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에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으로 1조373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저가제품 공세와 TV 수요 부진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충격파가 더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만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정부가 지난 19일 디스플레이 부문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키고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 때 높은 수준의 세액공제율을 약속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생활가전이 주력인 LG전자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90.7% 급감했다.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하락으로 전자부품 업체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0.5%와 68% 떨어졌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은 포스코도 울상이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급감했다. 철강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이 내려간 데다 가동 중단 등 침수 여파가 겹쳤다. 포스코는 지난 25일부터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33.9% 줄었다.
수출 특수를 누린 정유업계 역시 올해 전망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전적으로 제품 수출 단가가 53% 상승해 수출 채산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글로벌 석유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공급도 증가해 정제 마진이 지난해처럼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수익 모델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자동차 생산량이 정상화돼 글로벌 수요를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중국의 경기 회복을 점치며 한 해 경기 전망을 ‘상저하고’로 봤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던데 하반기부터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박상영·김상범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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