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쇼크’ 정면돌파 선언…“메모리 감산 없다”

이재덕 기자 2023. 1. 3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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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 발표…빛바랜 첫 연매출 300조 시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4분기 DS부문, 영업익 2700억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저 실적
올 1분기는 2조 넘게 ‘적자’ 예상
하반기 이후부터 수요 회복 전망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첫 연 매출 300조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 넘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반도체로 벌어들인 수익이 2700억원에 그치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31일 공시한 ‘2022년 4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302조2300억원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조3800억원으로 8.26%(8조2500억원) 감소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에도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 것은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연간이 아닌 4분기만 놓고 보면 실적은 충격적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분기 대비 8.2% 줄었고,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6.55%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이후 ‘메모리 불황’이 본격화하면서 4분기 DS(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 그쳤다. 실적 발표 전 증권사들이 예상한 전망치(약 55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DS부문이 적자를 기록했던 2009년 1분기 이후 분기 최저 실적이다. DS부문은 평소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6%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메모리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파운드리(위탁생산)가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판매가 늘면서 최대 매출을 달성한 대목은 고무적이다.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급감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재확인했다. 메모리 재고 증가 및 가격 하락 등 ‘메모리 불황’이 깊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라인과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감산 여부 질문에 “결론적으로 CAPEX(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의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 및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노드(첨단공정)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 재배치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적인 물량 조절 정도만 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MX)과 가전·TV 등을 포함한 DX부문 역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DX부문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조7100억원, 1조6400억원이다. 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낮아졌다. 스마트폰 역시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메모리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이 2조5000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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