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전차 재고 급감 “한국 K2 전차, 유럽의 대안으로 떠올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무기 지원으로 유럽의 전차 재고가 급감하고, 독일이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의 우크라이나 지원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인 탓에 그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한국산 K2 전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블레이크 헤르징거 인도·태평양 국방정책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쓴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을 둘러싸고 독일이 자초한 논란으로 유럽의 국방 파트너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며 한국의 K2 전차를 주목했다.
헤르징거는 ‘한국이 유럽의 전차 시장을 휩쓸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가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 계약을 따낸 점을 언급하며 “폴란드에 한국과의 거래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보다 훨씬 빠르고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전차를 확보하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폴란드는 한국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K2의 폴란드형 개량 모델인 K2PL과 폴란드형 자주포인 K9PL을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 폴란드는 한국 방산업체들과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로켓 288문 등 대규모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2월6일 K2 전차와 K9 자주포 초도 물량이 폴란드 현지에 도착한 직후 열린 인수 행사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마리우시 부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 이례적으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계약 체결 후 불과 4개월 만에 초도 물량이 현지에 도착한 것 역시 상당히 이례적이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도입을 서두른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무기 지원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폴란드는 이날 올해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폴란드의 경제 규모 대비 국방예산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 중 최대가 된다.
헤르징거는 튀르키예, 슬로바키아, 노르웨이도 K2 전차 도입을 위해 한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동유럽의 구소련 전차 다수가 이미 우크라이나로 보내졌기 때문에 K2는 방위관계를 다양화하고 업그레이드하려는 국가에 적합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민감함 때문에 유럽 전체가 즉시 한국 전차 구매로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미국과 독일을 포함한 선진국의 방위 산업이 심각한 생산 부족에 직면한 반면 한국은 대량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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