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년근로자 교통비 지원 중단… 산단 中企 ‘SOS’

이은진 기자 2023. 1. 3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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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일꾼들 유입 ‘당근책’… 그동안 매월 5만원씩 1년간 지급
올해부터 폐지… 도내 104개산단 53만4천227명혜택 사라져
(해당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반월·시화산업단지 모습. 경기일보DB

 

“매달 지원되는 교통비 5만원… 얼마 안 되는 것 같아도 저희에겐 ‘고용 동아줄’이었는데 이젠 그마저 없어졌네요.”

산업단지 안 중소기업에 청년 근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시행됐던 교통비 지원사업이 올해부터 폐지, 현장에선 사업 재개를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 교통비 지원사업’(이하 교통비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교통이 열악한 산단 입주 중소기업에 청년층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청년 근로자에게 매월 5만원씩 1년간 교통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대상은 산단 입주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만 15~34세의 청년(외국인 제외)으로, 버스·지하철·택시·주유비 등으로 사용한 내역에 대해 월 5만원 한도의 바우처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졌다.

교통비 지원사업은 전액 국비로 진행되다가 2021년 일몰될 예정이었지만, 청년 근로자들의 정책 호응도가 높아 2022년 국비 80%, 도비 20% 비율로 전환, 한시적(1년)으로 사업을 연장한 바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안산·시흥·화성 등 19개 시군, 104개 산업단지에 해당 사업이 추진됐다. 2022년 한 해 혜택을 받은 기업 수만 누적 8만2천823개에 달한다. 청년 근로자 역시 53만4천227명이 혜택을 받았다.

2022년 경기도내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 교통비 지원사업’ 추진실적. 경기도 제공

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지원 금액은 265억2천200만원(국비 212억2천200만원·도비 53억원), 그 중 258억600만원(97.3%)이 집행되며 사업도 순항을 탔다.

연간 실집행액을 시·군별로 보면 ▲안산(52억5천420만7천원) ▲시흥(39억8천980만원) ▲화성(37억1천487만4천원) 순으로 많았다. 이어 연간 지원 실적도 ▲안산(2만1천413개소·10만8천345명) ▲시흥(1만8천805개소·8만2천203명) ▲성남(1만2천666개소·7만5천918명)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처럼 기업과 청년근로자 모두를 만족시켰던 교통비 지원사업은 지난해 ‘예산 문제’를 끝으로 결국 종료됐다. 경기도내 기업들은 다시금 해당 사업이 추진되길 바란다는 분위기다.

반월산업단지에서 자동차 기어를 제조하는 A기업 관계자는 “회사가 애매한 위치에 있어 교통비 지원을 받던 직원들이 특히 아쉬워하는 상황”이라며 “교통비가 아니더라도 다른 형태의 지원이 생기면 청년층 고용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화산업단지에 입주해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B기업 관계자 역시 “산업단지 특성상 출퇴근이 열악해 직원들에게 도움이 됐다”며 “직원 만족도가 높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도 고용 유지에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업계는 사업 재개를 희망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정부 지원 없이 해당 사업을 이어갈 여력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사업 효과가 좋은 것은 알지만 많은 예산이 들어 국비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산단 무료 통근버스 등 유사사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진 기자 ej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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