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민주당에 기대 버려…민생현장 달려가 희망 줘야”
당 지지율 답보 대책 등 논의
이재명 “다양한 목소리 필요”
홍영표, 이 대표 면전 ‘쓴소리’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모임인 ‘민주당의 길’이 31일 첫 토론회를 열고 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원인과 대안을 논의했다. 발제자인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대표는 “유튜버 밈이 당 홍보 메시지가 돼선 곤란하다”며 민주당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은 “국민들은 싸늘하게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것 같다”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길은 비이재명계로 구성된 ‘반성과 혁신’ 의원모임이 확대개편된 것이다. 모임을 주도하는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그룹이다. 비이재명계 성향의 이인영·홍영표·박용진·송갑석·고영인·윤영찬 의원 등 20여명이 모였다.
김 부대표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18년 57%까지 올랐던 민주당 호감도가 최근 32%를 기록해 국민의힘(28%)과 비슷해졌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비호감도가 높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 평가가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이 대표 등 민주당을 수사할 때마다 여론이 민주당 지지를 주저한다는 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부대표는 “86세대 역할 재조정을 통한 헌신성 풍토를 일으켜야 한다”면서 “자기희생이라는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세대교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신당역 사건이나 SPC 청년노동자 사망 사건에서 지도부의 적극적인 메시지가 부족했다”면서 “정부의 민생 행보가 소극적이니 민주당의 적극적인 공감 행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부대표는 특히 “갈라치기 우려가 있는 메시지는 당내 정치인이 스피커가 돼선 곤란하다”며 “특히 일부 지지자 대상 비즈니스를 하는 유튜버들의 밈을 여과하지 않은 상태로 홍보 메시지로 뿌려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건희 여사와 관련, 지나친 꼬투리 잡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토론회 후 “윤석열 정부 민심 이반에 기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기대하면 금물이다. 특히 수도권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민생 메시지를 민주당이 담지 못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장외투쟁이 필요하지만 역효과가 있다는 말도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토론회 축사에서 “이런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 대표 앞에서 “민주당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싸늘하게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 정체성과 비전을 새롭게 만드는 데 백가쟁명, 혼란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오히려 침묵하는 상황이 더 문제”라고 했다.
윤승민·탁지영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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