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재명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국민들 싸늘하게 기대 버리는 것 같다”

윤승민·탁지영 기자 2023. 1.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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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이원욱 민주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모임인 ‘민주당의길’이 31일 국회에서 첫 토론회를 열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도 민주당이 지지율 답보 상태에 빠진 원인이 주제였다. 발제자인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대표는 “지지자 비즈니스를 하는 유튜버의 밈이 당의 홍보 메시지가 돼선 곤란하다”면서 민주당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은 “국민들은 싸늘하게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부족하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길은 이날 국회에서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의길은 비이재명계로 구성된 ‘반성과 혁신’ 의원모임이 확대개편된 것이다. 모임을 주도하는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이 대표에 비판적인 그룹이다. 비이재명계 성향의 이인영·홍영표·박용진·송갑석·고영인·윤영찬 의원 등 20여명이 모였다.

김 부대표는 발제에서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18년 57%까지 올랐던 민주당 호감도가 최근 32%를 기록해 국민의힘(28%)과 대등해졌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 높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 평가가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이 대표 등 민주당 수사에 들어갈 때마다 여론이 민주당 지지를 주저한다는 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부대표는 대안으로 “86세대의 역할 재조정을 통한 당내 헌신성 풍토를 일으켜야 한다”면서 “자기희생이라는 진정성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신당역 사건이나 SPC 청년노동자 사망 사건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방문과 적극적인 메시지가 부족했다”면서 “현 정부의 민생 행보가 소극적이니 민주당에서 적극적인 공감 행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표는 “국민 갈라치기 우려가 있는 단어나 메시지는 당내 정치인이 스피커가 돼 발언해서는 곤란하며 이에 대한 당내 문화를 환기해야 한다”면서 “특히 일부 지지자 대상 비즈니스를 하는 유튜버들의 밈을 여과하지 않은 상태로 홍보 메시지로 당이 뿌려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건희 여사 관련 ‘톤앤매너’를 정해야 하며 지나친 꼬투리 잡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 민심 이반이 크지만 거기에 기대서 민주당이 총선에 승리하는 것을 기대하면 금물이다. 특히 수도권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들었다”며 “SPC 노동자 사망사고 등 민주당이 먼저 달려가거나 문제 해결를 위해 함께 하려는 진심을 보여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생 현장의 메시지를 민주당이 담지 못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장외투쟁이 민심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장외투쟁이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역효과도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는 “민주적 정당이라면 당 구성원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진지한 토론, 의견 수렴를 통해서 국민 뜻에도, 국익에도 부합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라며 “이런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축사 직후 홍영표 의원은 이 대표 앞에서 “민주당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싸늘하게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것 같다”며 “과거에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당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 혼란 속에 있었는데 이게(지금 상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 비전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있어서 백가쟁명, 혼란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이 좋고 오히려 침묵하는 상황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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