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주사율? 응답속도? 인풋랙? 헷갈리는 모니터 사양 읽기

권택경 2023. 1. 3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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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택경 기자] 다른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모니터나 TV를 구입할 때도 꼼꼼히 확인해야 할 사양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중에서는 크기, 해상도처럼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요소도 있지만 기술적 이해가 없으면 어떤 차이가 있고, 왜 중요한지 알기 어려운 요소도 많습니다. 얼핏 들으면 비슷한 개념처럼 보여서 혼동되는 경우도 있고요. 주사율, 응답속도, 인풋랙(Input Lag, 입력지연)도 이렇게 헷갈리는 개념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응답속도와 인풋랙은 단어만 봤을 때 떠오르는 개념이 비슷해 특히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사율=높을수록 부드러운 화면

먼저 주사율은 1초에 화면이 몇 번 깜빡이며 표시되는지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우리 눈에는 모니터나 TV에 화면이 계속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깜빡이며 화면을 표시합니다. 이때 깜빡이는 횟수가 1초에 60번이라면 주사율이 60Hz, 120번이라면 120Hz로 표현됩니다.

최근에는 500Hz가 넘는 초고주사율 모니터도 등장하는 추세다. 출처=에이수스

이 주사율은 높으면 높을수록 화면 속 움직임이 더 부드럽고 선명하게 느끼게 합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도 120Hz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분이 그 효과를 직접 체감해보셨을 듯합니다.

응답속도= 높을수록 화면 잔상이 덜 생김

응답속도는 화면 정보를 받은 화소가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검은 화면을 표시하다가 다음 순간 하얀 화면을 표시하라는 신호가 들어오면 화소들의 색상과 밝기가 신호에 맞춰 변화합니다. 응답속도가 빠를수록 이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걸 의미합니다.

응답속도는 화소들이 화면 신호가 들어왔을 때 얼마나 빠르게 색과 밝기를 바꿀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출처=셔터스톡

응답 속도는 화면 잔상과 연관이 깊습니다. 응답속도가 빠를수록 화면이 신호에 맞춰 제때 변화하기 때문에 잔상이 없는 깔끔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응답속도가 비교적 느리면 화면에 잔상이 남을 수 있는데요. 잔상은 빠른 움직임이나 화면 전환이 있을 때 특히 두드러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응답속도는 주사율과 별개의 개념이지만, 주사율이 높을수록 그에 맞는 빠른 응답속도가 뒷받침되어야 하기도 합니다.

주사율과 응답속도는 별개의 개념이지만 서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출처=엔비디아

응답 속도는 일반적으로 패널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는 편입니다. LCD 패널 중에서는 TN(Twisted Nematic, 꼬인 네마틱) , IPS(In Plane Switching, 평면 내 전환), 그리고 VA(Vertical Alignment, 수직배열) 순으로 응답속도가 빠릅니다.

그렇다고 TN이 가장 좋은 패널이냐면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패널마다 시야각, 색재현율, 명암비 등에서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TN 패널은 저렴하고 응답속도도 빠르지만 화질이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지요. 게다가 최근에는 IPS나 VA 패널도 응답속도가 많이 개선된 편이라 점차 TN 패널 선호도가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다만 고주사율 게이밍 모니터나 일부 게이밍 노트북 디스플레이에서는 여전히 TN 패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LCD가 아닌 OLED는 TN 패널보다도 낮은 응답속도를 자랑합니다. 최근 몇년 새 소형 OLED TV가 게이밍 모니터 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OLED는 TN 패널보다도 응답속도가 빨라 게이밍 용도로도 훌륭한 패널로 평가받는다. 출처=LG전자

인풋랙=낮을 수록 조작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름

인풋랙은 내가 키보드나 마우스, 컨트롤러 등으로 입력한 내용이 화면에 최종적으로 반영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만약 게임을 할 때 공격 버튼을 누른 뒤, 화면 속 캐릭터가 공격 동작을 시작할 때까지 10분의 1초라는 시간이 걸렸다면, 인풋랙이 100ms인 셈이지요. 인풋랙 수치가 높으면 그만큼 조작에 화면이 굼뜨게 반응하니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갈리는 게임이라면 결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인풋랙은 주사율이나 응답속도처럼 어떤 단일 사양이라기보다는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발생합니다. 예컨대 입력장치에서 PC나 게임기로 신호가 전송되는 데 걸리는 시간, PC나 게임기가 이 신호를 받아들이고 반영해서 새로운 화면 신호를 내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 신호를 받아들인 모니터나 TV가 신호를 처리해서 화면에 표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모두 합한 게 인풋랙인 셈입니다. 이 중에서 PC나 게임기 등 시스템 단계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을 시스템 레이턴시(Latency, 지연 시간), 모니터나 TV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은 디스플레이 레이턴시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디스플레이 레이턴시는 TV나 모니터가 화상 신호를 처리할 때 쓰는 칩세트의 성능에 주로 좌우됩니다. 다만 변수가 많고 복합적인 요소이다 보니 모니터나 TV 제조사 차원에서 구체적인 인풋랙 수치를 표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일부 게이밍 모니터 등은 ‘인풋랙 제어’, ‘로우 인풋랙’ 등 인풋랙을 줄여주는 기능이나 낮은 인풋랙을 강조하기도 하니, 인풋랙이 신경쓰인다면 이런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TV는 모니터보다 인풋랙 수치가 높은 편이지만, 최근 TV들은 게임을 할 때 자동으로 인풋랙을 줄여주는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TV는 모니터에 비해 인풋랙이 비교적 높은 것도 특징입니다. TV는 주로 콘텐츠 감상 용도로 쓰이다 보니 화질을 향상시키는 보정 기술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화면 신호를 받은 후 이런 화질 보정을 위한 연산을 처리하다 보니 실제 화면이 표시되기까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다만 게임기에 연결해 쓰거나, 모니터 대용으로 쓰는 때를 대비해 이런 화질 보정 기능을 끄고 인풋랙을 최대한 줄여주는 기능이 달려 나오기도 합니다. 최근 TV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게임 모드’도 인풋랙을 늘리는 각종 화질 보정 기능을 꺼주는 게 핵심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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