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 확장억제 더 강력하게"… 美국방 "한국인 신뢰 얻도록 노력"
미사일 정보공유 등 과제 제시
북핵 대응 연합훈련도 강화
F-22·F-35 한반도 전개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한국의 우려를 불식할 실효적이고 강력한 한미 확장 억제 체계가 도출되도록 한미 간 협의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의 방한에 대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돋움한 한미동맹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연합방위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환영했다. 이어 변화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 연합연습의 실전적 시행을 강조했다. 올해 전반기 한미가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연합연습을 최초로 11일간 중단 없이 시행하고, 연합야외기동훈련 규모를 확대 시행하는 안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혈맹이자 동북아 안보의 핵심축이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미국은 연합방위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간 확장 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한국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오스틴 장관은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함께했다.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방안을 포함해 한·미·일 3국이 추가 협력할 과제를 식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오스틴 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회담하고 "미국은 (한반도에) 5세대 전투기인 F-22, F-35와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도 전개한 바 있다. 이러한 것들을 더 많이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며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또 오스틴 장관은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매일 한국군과 협력하고 있다. 전 세계에 파병되는 미군 병력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며 "미국의 대(對)한국 방위 공약은 철통 같다. 이 말은 단지 슬로건(구호)만이 아니라 확장 억제 공약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대한민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확장 억제 실행력 강화 조치들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열고 3국 간 안보 협력 증진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최근 무인기 침투 등 연이은 도발행위와 유엔 결의 위반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또 2월에 실시할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에 더 확실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싣기 위한 장소 선정 등을 협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저녁 경기도 평택 소재 미 공군 오산기지에서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필리핀으로 이동했다.
[김성훈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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