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어닝쇼크] 3대 버팀목 모두 휘청… "1분기도 회복 어려워"

박정일 2023. 1. 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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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침체로 적자만 모면
파운드리는 이익 늘어 '위안'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실적.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70%나 급감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7%나 급감하며 겨우 적자를 모면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가전이 부진하면 스마트폰이 만회하고, 스마트폰이 부진하면 반도체가 선전하는 등 소위 '버팀목' 역할을 하는 사업이 등장해 실적 성장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는 가전과 반도체, 스마트폰 등 3대 주력이 모두 부진하면서 사실상 기댈 곳이 없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수요가 회복되는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침체기 동안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빛 바랜 사상 최대 연매출 신기록… 파운드리·DP·하만은 선방=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작년 4분기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100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7.97%, 영업이익은 68.95% 각각 감소한 숫자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23%, 영업이익은 60.32% 각각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매출액 302조2314억원, 영업이익은 43조376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300조원을 넘는 기록을 세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 하락했다.

주력 사업이 모두 부진한 게 뼈아팠다. 반도체(DS)의 경우 2009년 1분기(6700억원 적자)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영업이익(2700억원)을 올 4분기에 기록했으며, TV·가전, 스마트폰(MX)·네트워크 사업도 전년 동기,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각각 줄었다.

다만 회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분기·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한 점은 위안거리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00억원 늘었고, 그동안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하만도 최근 자동차 전장화 수요가 늘면서 전년 동기보다 1400억원 영업이익을 더 거뒀다. 하지만 주력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분기도 어렵다… 상저하고 기대"=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이 1분기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화하며 1분기 전체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9% 하락한 64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81% 감소한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는 2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역시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에 시장 상황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한 해법으로 시장 맞춤형 고부가 제품군 강화와 수익성 극대화를 꼽았다. 반도체의 경우 인텔의 새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맞춰 서버·PC용 차세대 D램(DDR5)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스마트폰은 플래그십·웨어러블 제품 판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전은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등 고가 신제품을 출시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DS 부문은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시장과 기술 리더십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저감·친환경 노력 지속… 인터브랜드 3년 연속 세계 5위=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제품 전 생애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강화하고 제품의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회사측은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로 연동된 기기들의 효율적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며, 파타고니아와의 협업으로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을 유럽 기준으로 최대 54% 저감할 수 있는 세탁 코스를 개발해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수거된 폐어망을 스마트폰 부품 소재로 재활용한 친환경 노력을 인정받아 '2022 SEAL 지속가능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에코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다.

이 밖에도 카본트러스트(Carbon Trust)를 비롯한 업계 기술 리더와 함께 커넥티드 기기 사용 단계의 탄소 배출량 측정과 저감을 위해 업계 표준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아시아 지역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해 '아시아청정에너지연합'의 운영 그룹에 참여하고 반도체 산업 전반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반도체 기후 컨소시엄'의 창립 및 운영위원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아울러 지난해 12월 갤럭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삼성 글로벌 골즈'를 통한 기부금이 누적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돌파한 바 있으며, 기부금은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환경·사회 분야 개선 활동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3년 연속 5위를 달성했다.

박정일·전혜인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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