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선령 제한’ 22대 폐선…섬 발길 묶이나?
[KBS 창원] [앵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사고 방지를 위해 만든 '선령 제한' 제도가 다음 달 4일부터 시행됩니다.
강화플라스틱 배는 25년, 철로 만든 강선은 30년이 지나면 운항할 수 없는데요.
경남에서는 앞으로 3년 동안 22척이 멈춰야 해, 섬을 오가는 데 큰 불편이 우려됩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천의 한 선착장, 하루 두 차례, 통영의 사량도와 수우도 선착장 12곳을 오가는 선박입니다.
객실에 '다음 달(2월) 4일, 운항을 멈춘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배금이/통영 수우도 주민 : "(이 배가) 너무 너무 소중하지. 소중하다고 말도 못 하지. 우리 할머니들한테. 그렇지 않습니까? 날마다 다니는데. 우리 다리인데. 이 배가."]
통영시의 임대료 지원으로 대체 선박을 빌려 한동안 운항은 이어갈 수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새 선박을 만들거나 중고 선박을 살 형편이 되지 않습니다.
[유·도선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그 많은 비용을 (들여서) 개인이 굳이 무리하면서 (새로운 선박을)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죠."]
섬을 오가는 선박의 운항이 가능한 나이, '선령'을 제한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것은 다음 달(2월) 4일.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배는 25년, 철로 만든 강선은 30년이 지나면 운항할 수 없게 됩니다.
행정안전부 집계 결과 앞으로 3년 안에 운항을 멈춰야 하는 선박은 전국에 147척입니다.
이 가운데 경남의 폐선 대상은 22척으로, 다른 선박으로 대체돼야 하지만 업체마다 사정이 어렵습니다.
[유·도선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40%는 이미 폐업을 했고요. 도선 같은 경우에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장기적으로 보기에는 (도선 운항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보죠."]
정부가 새 배 건조를 위한 신용보증서 발급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탑승객이 줄면서 폐업 직전인 업체들이 많아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조차 통과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음성변조 : "초기에는 (예산을) 많이 확보했는데 집행이 안 돼서 점점 예산 확보가 어려워졌던 면도 있습니다. 선사들 상황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정부의 신용보증을 받기로 한 경남의 폐선 대상 11척 가운데 발급을 받은 선박은 불과 3척, 나머지 8척은 아예 운항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없앴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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