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심장이 뛰어요"

2023. 1. 3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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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북병원장

나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발코니에 앉아/그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략) /거칠게 뛰고 있는 것은 내 심장 뿐/어떻게 해야 진정될는지요.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나 혼자 만나러 가는 밤'의 한 귀절이다. 사랑을 하거나 혹은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났을 때 심장이 강하게 빨리 뛰었던 경험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강하게 뛰던 심장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심장은 2개의 심방(좌심방과 우심방)에 혈액을 저장했다가 심방이 수축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심실(좌심실과 우심실)로 혈액이 옮겨간다. 그리고 잠시 후 심실이 수축하면서 심장 밖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동안 심방은 혈액을 받아들여 저장하게 된다. 이 과정은 매우 규칙적이며 1분에 약 60회 정도 반복된다. 그러나 심방과 심실이 수축 이완되는 과정이 규칙적인 패턴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총괄하여 '부정맥'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다. 모든 종류의 부정맥이 다 위험하거나 반대로 전부 안전한 것은 아니다. 다만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에서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정맥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 곤란, 어지러움, 심할 경우에는 실신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은 심전도가 가장 정확한 검사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정맥은 평소에는 정상이다가 갑자기 한 번씩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으로 갔을 때는 이미 증상이 없어져서 심전도가 정상으로 나오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심전도 즉 운동부하 심전도, 24시간 심전도(Holter), 간헐적 심전도 등의 방식으로 진단하게 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몸에 부착하거나 혹은 시계 형태의 다양한 심전도 기계가 개발됐다. 앞으로도 훨씬 효율적이면서 간편한 기계들이 개발되고 있어 기대가 된다. 심전도 외에도 부정맥을 유발하는 심장 질환이 있는지 혹은 부정맥의 합병증으로 심장에 피가 굳어서 생기는 혈전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심장초음파를 하게 된다.

부정맥은 원인은 다양해서 많은 경우에 독자적으로 특별한 원인없이 발생하며 선천적으로 생기기도 하고 갑상선 항진증 때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심근경색이나 판막증과 같은 심장병의 합병증으로도 올 수 있으며 이때는 반드시 원인질환을 찾아서 같이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했을 때, 술, 담배, 커피(카페인)를 많이 섭취했을 때 증상이 새로 나타나거나 혹은 좀 더 자주, 심하게 발생한다.

심장이 가장 이상적인 뛰는 횟수 즉 맥박은 분당 60회이다. 맥박이 너무 느리면 한번 심장이 뛸 때 내보내는 혈액양은 문제가 없지만 그 횟수가 줄면서 1분간 공급할 수 있는 혈액양이 줄어든다. 반대로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면 1분 동안 혈액을 내보내는 횟수는 증가하지만 심장이 수축, 이완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짧아지면서 심실이 제대로 혈액을 받아들였다가 내보내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혈액을 공급하는 횟수(맥박)는 증가하지만 전체적인 혈액 공급은 줄어들게 된다.

부정맥은 이렇게 속도에도 영향을 받지만 심방과 심실을 수축시키는 전기 신호가 지나가는 경로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고 심장수축이 처음 일어나는 부위인 동방결절 외의 부위에서 신호가 시작되기도 한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박동이 시작되는 시기가 조금 늦어지거나 심하면 한 번씩 박동을 건너뛰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부정맥 중에서 심장의 기능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으면 별도의 치료없이 정기적으로 관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심장의 기능을 떨구거나 혹은 혈전과 같은 부작용이 있는 경우 또 심장병이 기저질환으로 있으면 치료를 필요로 한다. 치료는 약을 투여하거나 혈관을 통해 카데터를 삽입해 전기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지나가는 부위를 차단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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