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매각에 일부주주 법적대응···휴마시스 분쟁 점입가경

김성태 기자 2023. 1. 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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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
주식매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지분 5.4% 보유한 '슈퍼개미'는
"남궁 회장이 경영해야" 訴 취하
2021년 7월 서울 중구의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직원이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휴마시스(205470)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휴마시스의 경영권이 남궁견 미래아이앤지(007120) 회장에게 넘어간 가운데 일부 주주가 매각 계약에 반대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남궁 회장이 ‘무자본 인수합병(M&A) 업자’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이번 계약을 계기로 휴마시스와의 분쟁을 중단한 ‘슈퍼개미’ 구희철 씨는 “남궁 회장이 휴마시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적임자”라며 기존 소송을 취하했다.

3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 휴마시스는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가 주식매매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는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 등이 회사 경영권을 무자본 M&A 업자로 알려진 이에게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주식 양수 계약을 반대하고 나섰다.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는 이날 미래아이앤지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가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가 문제를 제기한 인물은 남궁 회장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남궁 회장은 M&A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상장사를 인수한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세종로봇·에이치원바이오·포비스티앤씨 등을 사고팔아 세를 불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기도 한다. 2021년에는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소속사인 판타지오의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은 범미래아이앤지 계열사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미래아이앤지(120억 원)와 인콘(083640)(300억 원), 골드퍼시픽(230억 원)이 아티스트코스메틱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취득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미래아이앤지는 골드퍼시픽의 대주주이며 인콘의 특수관계자다.

반면 ‘슈퍼개미’ 구 씨는 남궁 회장이 휴마시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5.45%를 보유하고 있다. 구 씨는 “남궁 회장만큼 M&A에 탁월한 역량이 있는 사람은 없다”며 “남궁 회장 본인도 ‘목숨을 걸고 경영하겠다’며 M&A나 신사업을 추진해 정상화한다고 말했기에 경영권 분쟁 관련 소를 취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 대표 매각 가격에 주식을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경영권 변경으로 주가가 많이 상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구 씨는 미래아이앤지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구실로 소액주주 운동을 내세웠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소액주주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자인 이 모 씨는 미래아이앤지 고문으로 알려져 있어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구 씨는 “분쟁을 시작했을 때 버거워서 여러 전문가를 접촉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도 찾아갔다. 가장 긍정적으로 답한 남궁 회장 쪽 제안을 받아들여 일부 이사를 구성했다”며 “이번 경영권 양도 계약에서 자신과 미래아이앤지의 이면 계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기존 명함에 써놓았을 뿐 고문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남궁 회장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휴마시스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계열사들과 CB를 주고받으며 순환출자에 활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휴마시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 상품 포함)은 3446억 원이다.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한 주주는 “지난해 10월 열렸던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제기한 안건을 부결시킨 바 있다”며 “미래아이앤지 측이 확보한 지분은 7.58%에 불과해 아무 의미 없다”고 말했다. 미래아이앤지 관계자는 "무자본 M&A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휴마시스가 미래아이앤지나 미래아이앤지가 지배력을 확보한 기업의 CB를 취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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