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모든 대학 살리겠다는 건 무책임...등록금 규제 완화 검토 안 한다"

홍인택 2023. 1. 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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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가 모든 대학을 살리겠다고 하는 건 가장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학 구조조정'을 주요 화두로 던졌다.

다만 이 부총리는 대학들이 요구하고 있는 등록금 규제 완화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부총리는 "소위 월드클래스 대학들이 누리는 자유 수준까지 (규제 완화를)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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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148개교 총장 앞에서 "다 살리진 못 해"
"일반대·전문대 벽 허문다" 규제 완화 의지도
그러나 등록금 규제 완화는 "정부 차원 검토 X"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 부총리-회원 대학총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가 모든 대학을 살리겠다고 하는 건 가장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학 구조조정'을 주요 화두로 던졌다. 그러면서 "월드클래스 대학이 누리는 자유 수준까지 해드리겠다"며 규제 완화를 대학에 대한 '당근'으로 약속했다. 다만 이 부총리는 대학들이 요구하고 있는 등록금 규제 완화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이 부총리가 31일 전국의 4년제 대학 총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꺼낸 얘기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전국 148개 대학 총장이 참석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구추계나 여러 가지로 봐서 모든 대학이 다 살아남지는 못 한다는 걸 냉철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대학을 살리겠다고 하는 건 가장 무책임한 일"이라며 "모든 대학을 살리진 못한다는걸 미리 말씀드린다"고 했다.

부실한 대학을 퇴출시켜야 주변의 다른 대학도 살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학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주제를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꺼낸 것이다. 이 부총리는 대학 정책의 큰 줄기를 세 가지 '화살'로 표현하며, 그중 하나를 '구조개혁'으로 꼽았다.

현장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뒤따랐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간담회에서 "대학 퇴출을 먼저 생각할 게 아니라 지역 혁신의 허브(거점)로 보는 게 우선돼야 하지 않나"라며 "한계 대학을 애정 어린 눈으로 봐달라"고 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퇴출을 기다리는 대학을 차제에 빨리 정리하겠다는 것"이라며 규제에 막혀 문을 닫지 못하는 대학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두 가지 '화살'은 규제개혁과 재정개혁이다. 이 부총리는 "소위 월드클래스 대학들이 누리는 자유 수준까지 (규제 완화를)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총리는 혁파할 규제의 사례로 2년제 전문학사, 4년제 학사, 사이버 과정을 각각 전문대, 일반대, 사이버대가 나눠서 운영하는 점을 꼽았다. 이 부총리는 "이 벽을 허물려고 한다. 미국처럼 한 대학에서 전문대, 4년제, 사이버 과정을 다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정개혁과 관련해선 정부 부처별·연구과제별로 분산된 지원을 한데 묶어 "대학들이 필요한 곳에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게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신설로 대학 지원 예산이 1조7,000억 원 늘어난 점에 대해 "이걸 마중물로 다양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장학금 지원과 연계된 등록금 '동결' 규제의 완화와 관련해선 "지금 단계에서는 등록금 자율화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은 최근 3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지만, 교육부는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 혹은 인하해야 국가장학금 Ⅱ 유형을 지원하는 '간접 규제'를 유지 중이다.

그럼에도 대학은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동아대는 30일 전국 사립대 중 처음으로 등록금 3.95%(학부) 인상을 결정했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장학금 등)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학생의 수업권과 교육환경을 지키겠다는 의지였다"며 인상 배경을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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