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중산층입니까?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나요?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1. 31. 1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에 60% 가까이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소득을 기준으로 분석해도 중산층이 60% 조금 넘는다고 해요. 경제 허리가 많다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튼실하지는 않은 게 문젭니다. 게다가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진다'는 기대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기대를 접고 있는 거죠.
 

10년간 중산층 비중 60%대까지 확대

'중산층'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요, 정확한 정의는 없다고 합니다. 소득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그나마 많이 활용되고 있죠. 통계청에서 주로 활용하는 중산층 개념은 '중위소득 50%에서 150%' 사이에 해당하는 가구(또는 개인)를 말합니다. 
 
중위소득 : 전체 국민을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 2020년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분담금 등의 비소비성 지출을 뺀 소득) 기준으로 개인은 월 249.8만 원, 4인 가구는 월 499.7만 원이 중위 소득

중위소득의 50%에서 150%가 중산층이니까, 2020년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개인의 경우 월 125~375만원,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월 250~750만 원의 구간에 해당하면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 연구부장이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중산층의 증감을 파악했는데요, 10년 동안 중산층 비중이 늘거나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중산층 인구 비중 추이를 볼까요.

주황색으로 그려진 시장소득(정부가 분배정책을 통해 개입하기 이전의 소득) 기준 중산층 비중은 소폭의 증가세에 그치고 있지만, 파란색으로 그려진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개인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분담금 등의 비소비성 지출을 뺀 소득) 기준으로는 2011년 54.9%에서 2021년 61.1%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처분가능소득에는 사회보장금이나 연금과 같은 이전소득이 포함되는데요, 처분가능소득 기준의 중산층이 뚜렷하게 늘었다는 건 최근 10년간 정부의 복지혜택이 중산층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의미라는 게 보고서의 해석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쓰는 중산층 기준인 '중위소득 75%∼200%'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 중산층 비중은 2021년 61.1%로 OECD 평균 61.5%와 비슷하다고 하네요.

다만 중위소득 50% 아래인 빈곤층이 15.1%로 OECD 평균 11.4%보다 높은데요, 보고서는 노인 빈곤 문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죠.
 

'중산층'이라는 응답 60% 육박

이런 수치가 아니라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보고서는 통계청이 2년마다 조사하는 '사회조사' 자료를 활용해 분석했는데요,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 중, 하 중 어디에 속하나?"는 질문에 중간을 택한 경우를 중산층으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사람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네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중은 2013년 이전에는 다소 감소했지만, 2013년 51.4%를 기록한 이후 2021년 58.8%로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앞서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한 중산층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했는데요, 중산층이라는 주관적 인식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는 거죠.
 

'개천서 용 난다' 기대감 줄어

반면에 '계층 이동 사다리'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사그라드는 모습입니다. 노력하면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우리 사회에서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매우 높다'와 '비교적 높다'는 응답을 합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21년 25.2%로 감소했습니다.'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1년 41.7%에서 2021년 30.3%로 낮아졌는데요, 특히 다음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겁니다.

사람들의 인식뿐 아니라 실제로도 계층 이동이 어려운 게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정 기간의 소득 변화 정도를 보여주는 소득 이동성도 낮아졌고요, 부동산 자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이 커지고 있죠. 이렇게 되면 세대 간 계층 대물림, 교육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에 대한 희망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개천에서 용 나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죠. 비록 정부의 복지 혜택 등으로 중산층 비중은 늘었지만, 이 정책의 효과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용 통한 근로소득이 중요"

두달여 전인 2022년 11월에 현대경제연구원이 중산층 추이를 분석하고 '중산층 하향 이탈 막아야 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는데요, 이영욱 KDI 부장의 보고서와는 결론이 조금 다릅니다. 

중산층 비율이 2019년 47.1%에서 2020년 44.0%로 감소했고, 1년 사이 중산층에서 하위층으로 하향 이동한 가구가 12.9%로 상위층으로 상향 이동한 가구 9.3%보다 많았다는 내용입니다. 중산층 이탈 가구의 하향 이동에 주목한 보고서였죠. 분석 방식이나 기간 등이 달라 결론도 차이난 걸로 보입니다. 


[ https://premium.sbs.co.kr/preview/article/ZYjUOqVwlz ]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