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글로벌 척추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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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집권하면서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GPS·Global Pivot State)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진 외교장관은 글로벌 중추국가의 영문명을 순발력 있게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라고 부르면서 한국 외교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국제사회에서 안정감 있게 중심을 잘 잡아주는 글로벌 척추국가도 한국 외교의 분명한 변화이자 전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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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유·평화·번영의 인태전략 비전에서 우리가 강조해야 할 것은 자유가 아니라 번영이다. '자유·평화·번영의 인태전략'이란 긴 이름보다는 대외적으로 간결하게 인태협력전략, 혹은 인태번영전략으로 불렀으면 한다. 그러면 '자유' '전략'에서 오는 불필요한 공세적 민감성을 낮출 수 있다. 너와 나 이념과 체제로 나눌 것이 아니라 약속을 분명히 이행하는 신뢰가 우리 외교가 추구해야 할 가치다.
인태전략은 한국 외교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어서는 안된다. 인태전략의 지역 범위가 아프리카, 심지어는 남미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인태전략이 세계전략인지 지역전략인지 헷갈린다. 인태전략은 이름 그대로 지역전략이어야 한다. 대통령실의 전체 그림인 국가안보전략 아래 외교, 통일, 국방의 여타 전략들과 함께 하부전략이어야 한다. 나아가 인태전략의 추진 속도와 행로가 어느 정도일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실패, 혹 민주당의 대선 패배 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포함한 인태전략의 부분적 수정(혹 전면적 폐기)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인태전략 보고서는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배제하지 않는 포용적 구상이라 했지만, 북태평양 지역의 협력을 예시하면서 미국, 일본, 캐나다, 몽골까지 역내 모든 국가를 언급했지만, 중국만 제외한 것은 정부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결국엔 인태전략이든, 대북정책이든, 국방정책이든 핵심은 대중(對中)정책과 연결된다. 현재 정부는 중국을 의식하면서도 개의치 않는 듯 행동하고, 중국을 초월한 듯하면서도 중국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한국의 인태전략 보고서 자체보다는 한국의 실질적인 인태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정작 고민스러운 대목은 작년 연말 왕이 외교부장이 올해 중국의 전방위 외교를 예고했는데, 향후 우리에게 전면적 구애(charming) 외교를 해올 경우 우리에게 과연 대책이 있는가이다. 호응을 하자니 걸리는 점이 많고, 안하자니 궁색해진다.
글로벌 중추국가란, 강대국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서 중추신경적 역할을 하는 국가를 말한다. 의학적으로 중추신경은 뇌와 척수로 구성되며, 운동·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몸의 컨트롤타워이다. 정부가 말하는 중추신경은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과 가십에 휘둘리는 말초신경이 아닐 것이다. 과도한 역할과 과잉 레토릭은 정책을 혼란스럽게 하고 관계를 불안정하게 한다. 당장엔 중추신경을 튼튼히 보호하는 척추 역할부터 확실히 다졌으면 한다. 국제사회에서 안정감 있게 중심을 잘 잡아주는 글로벌 척추국가도 한국 외교의 분명한 변화이자 전진일 것이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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