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美확장억제 분명히 작동"…`자체핵 여론` 달래기

한미 국방장관회담…美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 신뢰성 강화에 주력

방한 중인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31일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국이 필요로 할 때 작동할 것이며,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이 배제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공동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공약의 신뢰성을 높여 국내에서 비등하는 자체 핵 보유 여론을 달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종섭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미측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미국의 방위 공약이 철통같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 수단으로 △정보 공유 △공동기획 및 실행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TDS)의 연내 개정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2월 중 개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 등 지난해 6월 아시아안보회의, 11월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최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나왔던 방안들이 열거됐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5세대 전투기, 즉 F-22와 F-35 및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했고 앞으로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은 견고하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표현이나 방안을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일관된 메시지로 확장억제 실행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이 핵을 자체 보유하지 않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의 의사를 가능한 한 반영하도록 한다는 데 양국 국방수장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위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보니 한국 국민의 우려가 있고,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점에 한미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과거에는 미측 자산을 미측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운용했다면 이제는 한미가 협력해서 논의의 부분을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 이번 회담의 취지"라고 해석했다.

최근 북한이 대남 핵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공세적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하고, 남측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등 북핵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선 국민의 76.6%가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할 정도로 '독자 핵개발' 여론이 비등하는 상황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미측의 확장억제 공약을 어떻게 믿는가, 실제로 우리가 필요할 때 작동하겠는가 하는 부분이 지금 여론의 고민"이라며 "미국의 전략자산은 작동할 것이며, 눈에 보이는 전략자산을 통해 그런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