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에도 화장품 회복 힘드네...LG생건, 영업익 46%↓

정인지 기자 2023. 1.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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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수기업 영업권 낮춰 4분기 적자 전환...연간 영업이익, 5년만에 처음 1조원 하회

LG생활건강이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인 광군제(11월) 영향으로 매출액은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률은 크게 미끄러졌다. 과거 인수한 미국 퍼스널케어 회사들의 영업 가치를 대폭 낮추며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은 31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5% 감소한 128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FN가이드 기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1512억원을 밑돌았다. 매출액은 1조8078억원으로 10.6%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08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미국 에이본, 보인카의 영업권 1900억원을 무형자산손상차손 처리한 영향이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에이본(당시 뉴에이본)을 1450억원에, 2021년 보인카를 1170억원에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으로 미국 경기 상황이 변화하면서 영업권 가치를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최근 미주사업총괄에 아마존 출신 문혜영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북미 사업전략을 재편하면서 재무제표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사장도 이달 신년사에서 중국과 미국, 글로벌 뷰티 양대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현지 시장에 맞는 브랜드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을 강조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후 환유 헤리티지 세트/LG생활건강

사업 부문별로는 화장품 부문의 타격이 이어졌다. 뷰티사업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8701억원, 영업이익은 57.7% 줄어든 792억원이었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후'가 틱톡, 콰이쇼우 등과 같은 신규 온라인 플랫폼에서 1위를 달성, 온라인 채널을 다각화했지만 중국 내 코로나19가 재확산돼 현지, 면세점 매출이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실적이 회복되기 위해선 중국 현지와 면세점 수요가 되살아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광군절 이후인 12월에는 중국 화장품 시장이 19% 축소됐다"며 "중국 수요는 올 1분기까지 축소될 것"말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을 다음달로 연장한 상태다.

HDB(홈케어&데일리뷰티) 매출은 5% 성장한 5265억원, 영업이익은 6.7% 감소한 189억원을 기록했다. '닥터그루트', '피지오겔'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투자가 이어졌다. '피지오겔'은 지난해 출시한 '피지오겔 데일리뮨 디펜스 쿠션'이 연말 홈쇼핑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뷰티 카테고리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 프리미엄 치약 브랜드 '유시몰'은 실내 마스크 해제를 겨냥해 치아미백제와 화이트닝 치약을 출시했다.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 매출은 7.8% 증가한 4112억원, 영업이익은 8.1% 감소한 308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지난해 11월 카타르 카타르 월드컵 영향으로 편의점과 배달 채널 등에서 탄산 음료 판매가 증가했다. 다만 원부자재 단가 인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코카콜라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 '스프라이트 제로X블랙 팬서', '파워에이드 월드컵 패키지' 등 한정판 스페셜 패키지로 소비자 접점을 강화했다. 에너지음료 판매 호조세가 두드러지며 '몬스터에너지'는 매출이 29% 성장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9% 감소한 7111억원, 매출액은 11.2% 감소한 7조1858억원, 당기순이익은 70% 급감한 2583억원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뷰티사업 매출이 3조 2118억원, 영업이익은 3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7%, 64.7% 감소했다. HDB 매출은 2조 2098억원으로 7.4% 증가, 영업이익은 1898억원으로 9.1% 줄었다. 리프레시먼트는 매출이 1조7642억원, 영업이익이 2122억원으로 각각 10.8%, 3.7% 성장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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