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단속 나선 이재명 '비명계 모임' 참석해 축사

전경운 기자(jeo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위지혜(wee.jihae@mk.co.kr) 2023. 1.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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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단일대오가 좋은건가"
李 면전서 쓴소리 쏟아내기도
쌍방울 '訪北 300만불' 의혹에
"검찰 신작 소설 나왔나" 부인
黨, 민생으로 사법 리스크 돌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실 미분양 주택 매입임대 전환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수사로 인해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당의 결속을 위해 비명(비이재명)계와 소통 강화에 나섰다. 사법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면 '단일대오'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의도와 달리 면전에서 비명계로부터 "단일대오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대표는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민주적 정당이라면 당 구성원들의 정말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국민의 뜻에 부합하고 국익에 부합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이런 자리는 많이 있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당내 대표적인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김종민·이원욱 의원 등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평소 이 대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공개적 또는 비공개적으로 밝혀 왔던 의원들과 이 대표가 함께한 자리인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다소 긴장감이 돌았다. 토론회에서 이 대표 바로 옆자리에 앉은 홍영표 의원은 "제가 4선이지만 지금처럼 당이 안정되고 단결된 때가 없었다고 생각된다"며 "과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굉장히 당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혼란 속에 있었는데, 이게 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둘러싸고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내부 총질'로 규정하고 친명계 의원들이 이를 단속하거나 극성 지지자들이 거칠게 공격하는 현 당의 상황을 겨냥해 발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게 좋다. 그것을 단순하게 갈등이나 혼란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고 침묵하는 상황이 더 문제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잇따른 검찰 출석으로 당 결속이 흔들리는 것에 대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설 연휴를 전후해 같은 당 의원 168명과 전국 원외 지역위원장들에게 안부 전화를 직접 돌리기도 했다. 최근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를 만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당 지도부가 서울에서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한 것도 지지층을 결집해 '단일대오'를 재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방북을 위한 자금으로 쌍방울이 북한에 300만달러를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다"며 "(검찰의) 종전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검찰의 소설 집필, 이번 소재는 쌍방울입니까?'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허위·날조는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른다"며 "대장동, 성남 FC에 이어 이번엔 쌍방울이다. 손바닥 뒤집듯 뒤집히는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수법도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극복을 위해 민생을 돌파구로 삼았다. 앞서 난방비 폭탄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정부의 미분양 물량 매입정책을 비판함으로써 민생 이슈를 통한 정부·여당의 무능력을 부각시키려는 모습이다. 또한 이 대표는 '빌라왕' 사태로 불거진 전세사기 문제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 챙겨볼 계획이다.

[전경운 기자 /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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