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간척의 역사 꿈틀'…진도서 대보름날 고산 윤선도 감사제

조근영 2023. 1. 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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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은 정월 대보름날인 2월 5일 임회면 굴포마을에서 '2023 굴포당제-고산 윤선도 선생 감사제'가 열린다고 31일 밝혔다.

마을의 평안을 바라는 일반적인 동제 의식에 덧붙여 남도 인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 선생에 대한 '감사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산은 1640년대 후반 둑을 완성하고 1674년에 세상을 떠났으나, 굴포를 비롯한 4개 마을 주민들은 적어도 350여 년 동안 감사제를 열며 선생의 은덕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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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산 둑 [진도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진도군은 정월 대보름날인 2월 5일 임회면 굴포마을에서 '2023 굴포당제-고산 윤선도 선생 감사제'가 열린다고 31일 밝혔다.

굴포당제는 보통 마을에서 열리는 당제와 달리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마을의 평안을 바라는 일반적인 동제 의식에 덧붙여 남도 인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 선생에 대한 '감사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굴포마을뿐만 아니라 간척지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신동·백동·남선마을 주민들이 합동으로 당제를 지낸다.

윤고산 둑과 고산사당 [진도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4개 마을 주민들이 이처럼 고산에 대한 감사제를 지내는 이유에는 조선 갯벌 간척의 역사가 꿈틀거리고 있다.

조선 후기 해남 윤씨가는 갯벌에 제방을 쌓아 농토를 만드는 해언전(海堰田) 개발에 집중했다.

1640년대 후반경 고산 선생은 굴포로 들어와 높이 3m, 길이 380m의 방축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토가 부족했던 농민들은 간척지를 불하받아 '고품질 갯벌 쌀'을 생산하며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었다.

굴포 간척으로 농민들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신동 마을이 형성되기도 했다.

고산은 1640년대 후반 둑을 완성하고 1674년에 세상을 떠났으나, 굴포를 비롯한 4개 마을 주민들은 적어도 350여 년 동안 감사제를 열며 선생의 은덕을 기리고 있다.

굴포마을회관에서는 들당산 굿을 시작으로 윗당으로 올라가 '굴포당제'를 지낸다.

이어 풍물패는 마을 샘에서 샘 굿을 하고 윤선도 선생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고택으로 가서 터 밟기 굿을 한다.

동시에 마을 삼거리에서는 제관들이 거리제를 지내며 풍농 풍어를 기원한다.

터 밟기와 거리제가 끝나는 오전 11시부터는 고산 선생이 막았다는 고산 둑을 걸어가며 질 굿을 치고 아랫당인 윤선도 선생 사당 '고산사'에 도착해 당제를 지낸다.

고산사에서 치르는 당제를 '고산 감사제'라 부른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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