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분기 반도체 적자 전망까지…삼성 정말 괜찮나

2023. 1. 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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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 급감한 2700억원에 그쳐 증권가 예상마저 밑돌았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 걱정인 것은 1분기 반도체 업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부문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반도체 혹한기는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소비 수요가 얼어붙은 탓이 크다. 이로 인해 반도체 재고량이 급증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재고는 3~4개월치 공급량 수준으로 역대 최대다. 이러다 보니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올해 두 자릿수로 하락하고 매출도 작년보다 10% 넘게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수요 위축과 과잉 재고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감산이 없으면 업황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삼성이 31일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하면서도 생산라인 재배치, 신규 증설 지연, 미세공정 전환 확대 등을 통한 간접 감산을 배제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이 메모리반도체 이외 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도 관건이다. 삼성은 작년 6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기반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지만 수율이 낮아 경쟁 업체에 밀리는 상황이다. 수율은 투입된 웨이퍼 수 대비 결함 없는 제품의 비율이다. 삼성이 위기에서 벗어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면 첨단공정 수율 개선 등 기술 수준을 높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경제성장률도 0.64%포인트 하락한다. 이처럼 국력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을 살리려면 여야의 초당적 지원도 절실하다. 무엇보다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올리는 정부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경쟁국들이 자국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인력 혜택을 제공하며 힘을 쏟는 마당에 우리만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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